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위한 핵심 부지 확보에 성공했다. 글로벌 탄소 규제가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번 행보는 한국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7일 포항제철소 내 수소환원제철 구현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135만㎡(약 41만 평) 규모의 부지에 수소 기반 철강 생산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며, 해당 부지는 향후 한국 제조업의 저탄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소 경제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이번 승인은 인허가 절차 개시 후 5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포항제철소의 고질적인 부지 부족 문제를 해양 매립이라는 정공법으로 푼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시에 장기간의 행정 절차를 거쳐 국가 차원의 인프라 확충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도 꼽힌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공법이다. 기존 고로는 석탄 연소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수소를 환원제로 쓰면 물만 배출돼 철강 산업의 탄소 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포스코가 개발 중인 HyREX(Hydrogen Reduction) 기술은 기존의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그대로 투입해 환원할 수 있는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의 ‘펠릿(Pellets)’ 생산 공정이 생략돼 원료 전처리 부담이 줄고, 보유한 파이넥스 기술이 환원 과정에서 약 25% 수준의 수소를 이용하던 것과 달리 모든 설비 100% 수소환원제철을 목표로 한다.
현재 포스코는 연간 약 7100만~72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이는 국내 전체 배출량의 약 11%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배출량의 근본적인 원인은 석탄을 태워 환원제로 사용하는 전통적 고로 공법에 있다. 화학 반응 과정에서 탄소가 대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되기 때문이다. HyREX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사실상 모든 제철 공정에서 탄소배출량 ‘Net-Zero’를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일 기업의 감축 성과가 곧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핵심 지표가 되는 만큼, 포스코가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HyREX 기술로의 전환에 사활을 거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포스코가 고로 공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 생산 체제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은 K-철강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설비 교체 등 전체 투자비는 약 40조원 가량 예상된다”면서 “30년까지 상용기술 실증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후 스케일업 개발 및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전환해 국가 탈탄소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적 성취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소환원제철이 실제 상업적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청정 수소를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서 기업의 노력과 정책적 지원이 맞물려야 하는 이유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철강은 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철강의 저탄소화는 국가 탈탄소 전략의 성패를 쥐고 있는 핵심 과제”라며 “포스코의 독자 기술인 HyREX 실증이 성공해야 상용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청정 수소 인프라 구축과 저탄소 철강에 대한 초기 시장 형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이 두 요소가 갖춰지지 않으면 상용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