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 기조를 강화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1% 안팎’에서 설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과 올해 연중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를 1% 내외에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은행은 당국으로부터 0.7% 수준의 관리 목표치를 받아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1일 제시한 전 금융권 관리 목표치(1.5%)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기준이 확정될 경우 해당 은행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약 8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1% 미만으로 설정되면서 공급 여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규제 속에서도 가계대출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한 달 전보다 5000억원 늘어난 117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감소 전환한 뒤 올해 2월까지 줄어들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34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연초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이후 전세 수요가 둔화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에서는 총량 관리 자체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거래량 감소로 대출 수요가 줄어든 만큼 공급 제한이 곧바로 ‘대출 절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아 목표치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지난해에도 주담대 보다는 증시 활황 영향으로 신용대출이 많이 늘면서 연말 총량 규제 관리가 어려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여건 역시 대출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진 데다 중동 리스크까지 겹치며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 AAA) 금리는 이날 기준 3.840%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직전인 2월27일 3.572%에서 0.268%p(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연말이 가까워지면 연중 대출 관리 목표치를 준수하기 위해 은행이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출금리를 인상해 수요를 조절하거나 대출상담사(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제한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주택금융신용보증서(MCG) 발급을 줄여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 등도 함께 거론된다.
그럼에도 과거처럼 대출을 받기 위한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공급 부족으로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규제가 시행되거나 수요 급증이 발생하는 등 변수가 생길 경우엔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