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투자회사(종투사)들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앞세워 기업금융(IB) 외형을 키우는 가운데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 등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발행어음·IMA가 종투사의 수익성과 조달·운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단기 리테일 자금을 기반으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프라이빗 크레딧·PF 등에 장기 투자하는 구조 탓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신용평가는 ‘머니무브 속 종투사의 현주소, 성장과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통해 발행어음·IMA를 활용한 종투사들의 성장 전략과 이에 수반되는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한신평은 발행어음과 IMA를 기반으로 한 만기보유형 기업금융 및 직접투자 확대가 사업 포트폴리오와 자산건전성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단기차입 확대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도 구조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발행어음·IMA, 종투사 성장 엔진
여윤기 한신평 수석연구위원은 “종투사의 자본 규모가 커지면서 발행어음과 IMA 운용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말 기준 종투사 10곳의 자기자본 합산 규모는 70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이들이 발행어음 시장에서 경쟁에 나설 경우 잠재적인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60조원 안팎(소진률 40% 가정)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이다.
IMA의 경우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3개사가 인가를 받아 사업을 운영 중이며, 이들 전업 종투사를 중심으로 IMA 잔액은 50조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한신평은 중기적으로 IMA 규모가 70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발행어음과 IMA는 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와 간편한 가입 구조를 앞세워 MMF·CMA 등에서 리테일 자금을 끌어와 이를 PF·프라이빗 크레딧·미들마켓 대출·BDC·구조화딜 등 수익성이 높은 기업금융 자산에 투입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한신평은 이러한 구조가 종투사의 기업금융·대체투자 기반을 넓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고, 발행어음·IMA 고객을 기반으로 랩어카운트·ETF·공·사모펀드·IPO·WM 등 다양한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교차 판매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IMA는 도입 초기 단계로, 현재 제시되는 기준 수익률(연 4% 안팎)이 은행 예·적금이나 기존 발행어음과 비교해 크게 높지는 않다고 짚었다.
리테일 비중·유동성·자본 리스크, 신용변수
이런 구조는 성장 요인이면서 동시에 리스크 요인이라는 점도 한신평은 함께 짚었다. 발행어음과 IMA는 리테일 비중이 높은 단기성 상품인 반면, 조달된 자금은 BDC·프라이빗 크레딧·PF·스페셜시츄에이션 등 장기·고위험 자산으로 운용되면서 ‘단기 조달–장기 투자’ 구조가 고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 연구위원은 “발행어음·IMA가 사실상 예금 대체 상품처럼 인식되지만 원리금이 보장되는 구조는 아니다”면서 “리테일 단기 자금에 기반해 고위험 자산을 확대하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는 손실과 환매 요구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종투사 유동성뿐 아니라 기업어음(CP)·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단기자금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이 함께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자본 건전성 측면의 부담도 강조했다. 대형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을 국제 기준의 핵심자기자본비율(CET1)로 환산해 분석한 결과, 최근 CET1 수준이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어음·IMA를 통한 모험자본 투자가 늘어날수록 자산 위험도와 위험가중자산이 함께 증가해 순자본지율(NCR)과 CET1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발행어음·IMA 자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벤처·중견기업 등에 공급해야 하는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이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상향되는 만큼, 종투사의 자본여력은 더 빠듯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금융 시장의 ‘흡수 능력’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한신평은 종투사 10곳이 동시에 발행어음·IMA 운용 규모를 키울 경우, 국내 기업금융 기반 확보 속도 보다 조달 속도가 더 빨라지는 국면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수수료·조건 경쟁이 과열되거나 평소라면 취급하지 않았을 비우량 자산까지 포트폴리오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과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발행어음 운용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지만, 최근 PF 관련 규제 강화와 NCR 관리,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운용 규모를 메우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은 발행어음·IMA 잔액 확대 속도뿐 아니라, 투자 대상 시장의 성장 속도와 딜 퀄리티, 모험자본 포트폴리오 구성 변화를 함께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이러한 요인이 향후 종투사별 신용도와 등급 방향성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