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1.5만원대 형성되나…정부, 경매 물량 조절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1.5만원대 형성되나…정부, 경매 물량 조절

배출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시장안정화 예비분 제도 도입
“최근 가격 낮은 수준... 탈탄소 투자 유도 등 종합 고려”

승인 2026-04-21 14:25:50 수정 2026-04-21 14: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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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쿠키뉴스 자료사진

배출권 가격이 크게 출렁일 경우 정부가 경매 물량을 풀거나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한다. 향후 설정될 가격 범위는 최근 시장 흐름과 감축 기술 비용, 해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과거 수년간 1만원 안팎에 머물렀던 가격이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만큼,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배출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오는 2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시장안정화 예비분 제도의 도입이다. 배출권 가격이나 거래량이 사전에 설정한 기준을 벗어나면, 미리 확보해 둔 물량을 활용해 경매 공급량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가격이 급등하면 물량을 풀고, 급락하면 공급을 줄여 변동성을 완화하는 구조다. 정부는 할당위원회가 설정한 가격 범위를 벗어날 경우에만 시장에 개입한다.

시장안정화 예비분의 가격 범위와 세부 운영방안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전문가 논의를 거쳐 배출권 할당위원회 심의 후 올해 8월까지 확정된다.

배출권 가격 흐름을 보면 2020년 톤당 4만원 수준까지 오른 뒤 하락해 최근 몇 년간 1만원 안팎에서 머물렀다. 다만 올해 들어 다시 상승하며 1만6000원대까지 올라선 상태다.

정부는 최근 가격 상승이 중동 전쟁 등 외부 변수보다는 제도 변화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수립된 ‘제4차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계획’에서 배출 허용 총량을 줄이고 유상할당을 확대하기로 한 정책의 영향이 점진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장안정화 예비분 가격 범위도 현재 가격 흐름을 반영해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기후부 관계자는 “과거에 보여준 가격 범주도 참고하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탈탄소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가격인가라는 부분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기술 가격이나 해외 배출권 가격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같이 논의해 보려고 한다”면서도 “최근 몇 년간 1만원 안팎에 머물렀던 가격은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배출권 가격은 수급 변화에 따라 크게 흔들리면서 기업들의 비용 예측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은 발전·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거래 규모는 수조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배출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수십억~수백억원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업종에 따라서는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다만 이번 개정으로 이 같 불확실성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캘리포니아 등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유사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개정안에는 기업 부담을 줄이는 장치도 포함됐다. 사업장 폐쇄나 매각 등으로 연간 배출량(이산화탄소환산)이 3000톤 미만으로 감소하면, 계획기간 중이라도 배출권거래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기존에는 배출량이 줄어도 5년 단위 계획기간 동안 의무가 유지돼 기업 부담이 지속됐다.

이밖에 자금세탁이 의심되거나 배출권 제출 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운 업체는 거래계정 등록이 제한된다. 예탁금 지급과 금융·신용정보 제공 절차도 구체화됐다.

기후부 오일영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 제4기 할당계획 수립 시 산업계·전문가를 포함한 각계 각층과 소통하면서 도출된 개선방안을 법제화한 것”이라며 “기업의 감축 노력을 극대화하면서도 제도를 합리화할 수 있는 방향을 계속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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