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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덕순 제주대 총장 “제주가 AI 테스트베드…수도권도 배우러 온다” [AI 시대, 대학에 길을 묻다①]

양덕순 제주대 총장 “제주가 AI 테스트베드…수도권도 배우러 온다” [AI 시대, 대학에 길을 묻다①]

AI 튜터링·맞춤형 교육 도입…‘AI오름’으로 대학 체질 전환

승인 2026-04-27 05: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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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의 파고가 높아지는 가운데, 제주대학교가 ‘AI오름’을 기치로 대학 전체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AI오름은 제주의 상징 오름처럼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AI 교육의 터전이자, AI로 대학과 지역 사회 전체를 변화시킨다는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의 의미를 담은 제주대의 새로운 키워드다. 쿠키뉴스는 제주대학교의 AI 전환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을 만나 그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양덕순 제주대 총장은 지난 15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사람의 잠재력에 AI를 더한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의 핵심 역할”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AI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AI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AI 퍼스트 대학’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1952년 제주에 뿌리를 내린 대학이 73년 만에 가장 큰 도전 앞에 섰다. 해법의 이름은 AI오름이다. 행정학 전공의 양 총장은 2005년 제주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이후 미래발전연구단 단장, 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치분권위원, 제주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정책과 현장을 아우르는 행정 경험을 쌓아왔다. AI 기술 연구자가 아닌 행정 전문가라는 배경이 오히려 ‘대학 전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집중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3월30일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전공도 세대도 없다, AI 퍼스트 대학

Q. 구상하는 ‘AI 퍼스트’ 대학이란 어떤 모습인가.
▷사람의 잠재력에 AI를 더한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 그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의 핵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은 AI 특화 시범 캠퍼스를 추진하며 AI 기반 학습 분석 도구, AI 튜터링, AI 코칭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하이플렉스 첨단 강의실을 통해 교수와 학생이 함께 미래 산업 생태계를 선도하는 거점, 그것이 제주대학교의 목표다.

Q. 최근 AI 교육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교육부의 다양한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 대학은 초·중·고 현직 교원 대상 ‘찾아가는 학교 컨설팅’, 대학생 대상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재직자 대상 ‘AID 30+ 집중캠프’까지 전 생애주기를 관통하는 AI 교육 스펙트럼을 구축하고 있다. AI 전환 시대를 선도하려면 세대와 직종을 불문하고 누구나 실질적인 AI 역량을 갖춰야 한다. 올해는 그 중심에 AI 교육 허브 ‘AI융합원’을 설립해,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에 집중할 것이다.


고립된 섬에서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Q. 수도권 대학과의 경쟁은 어떻게 돌파할 건가.
▷인프라와 자본의 규모로만 승부하기보다, 제주의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실용 전략이 훨씬 경쟁력 있다고 본다.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완벽한 테스트베드다. 스마트그리드, 전기차, UAM, 자율주행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미래 기술을 가장 먼저 실험하고 안착시킨 땅이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천혜의 자연환경, 연간 수천만 명이 오가는 관광 데이터는 수도권 대학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자산이다. 제주 고유의 로컬 데이터에 AI를 결합하는 ‘글로컬 AI 특화 전략’으로 승부한다면, 오히려 수도권과 해외 학생들이 제주로 와서 배워야 하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Q. 정책·행정 분야 전문가라는 배경이 AI 전략 추진에 어떤 의미를 갖나.
▷물론 AI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대학 전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학과 간의 견고한 칸막이를 허물고,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며, 정부 및 지자체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행정력과 정치력이 필수적이다. 기술은 공학자들이 연구하지만, 그 기술이 대학 시스템 전반에 안착하고 지역 사회로 뻗어 나가도록 길을 닦는 것은 행정가의 몫이다. 정책 기획과 행정 혁신 경험이 제주대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AI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

청년이 머무는 제주, JNU 100년

Q. AI 인재 양성이 결국 청년 정주와 지역 소멸 방지로 이어져야 할 텐데. 성과 목표와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성과 지표는 바로 그것이다. 우리 대학이 길러낸 AI 인재가 제주 지역 기업의 혁신을 이끌고, 나아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해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제주를 만드는 것. 이를 위해 지자체, 국책연구기관, 지역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산업의 수요를 정확히 읽고 그에 맞는 맞춤형 융합 인재를 공급해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 대학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Q. 마지막으로, 제주대학교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나.
▷총장에 도전하며 내건 슬로건이 ‘다함께 준비하는 JNU 100년, 제주로부터 세계로’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위기를 오히려 대학 교육 혁신의 기회로 삼겠다. 제주라는 지역에 뿌리를 둔 단단한 지식 기반 위에 AI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해, 우리 학생들이 지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융합 인재로 성장하는 곳. 그것이 내가 그리는 제주대학교의 미래다. 누구나 오를 수 있고, 오를수록 더 높은 곳이 보이는 AI오름, 그 정상에서 제주대가 세계를 향해 손짓할 것이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위기를 직시하는 행정가로서의 태도가 드러났다. 20년 가까이 제주의 정책과 행정을 설계해온 경험이 AI 전환 전략의 기반이 되고 있다. AI오름을 중심으로 한 제주대의 시도가 지방대학의 새로운 생존 모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황인성 기자 프로필 사진
황인성 기자
사건 너머의 구조를 찾고,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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