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4일 (4)
3000만 관광객 시대 성큼…역대 최대 방한객, 남겨진 과제는 [이재명 정부 1년]

3000만 관광객 시대 성큼…역대 최대 방한객, 남겨진 과제는 [이재명 정부 1년]

1분기 방한객 476만명 역대 최대…올해 목표 2300만명 달성 청신호
K-컬처 관광 확산·지역 방문 증가 성과…서울 집중·인프라는 숙제 

승인 2026-06-04 06:00:05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남동균 기자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남동균 기자
방한 외래관광객 1894만명, 관광수출액 272억달러.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동안 한국 관광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 K-컬처를 앞세운 관광 콘텐츠 다변화와 지역관광 확대에서도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서울 집중 현상과 교통·숙박 인프라 부족은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오는 2029년까지 방한객 3000만명 시대를 목표로 내건 만큼, 관광객 수 확대를 넘어 체류 시간과 소비 규모를 늘릴 수 있는 관광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역대 최대 방한객 기록 세웠다, 회복 넘어 성장 국면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6만명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3월 방한객은 206만명을 넘어 월간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전체 방한객 역시 1894만명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회복을 넘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이전 한국 관광의 연간 최고 기록은 2019년 1750만명이었다. 올해 정부가 제시한 2300만명 목표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관광은 또 한 번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과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액은 141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관광수출액 역시 272억달러로 전년 대비 10.6%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부 정책 효과 힘입어…입국 문턱 낮추고 K-컬처 관광 확대

정부가 지난 1년간 추진한 관광 활성화 정책도 성과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목표로 지난 1년간 입국 절차 개선과 지역관광 활성화, K-컬처 연계 관광상품 확대에 집중해왔다.

우선 지난해 9월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12개국을 대상으로 복수비자 발급을 확대했다. 국제회의(MICE) 참가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던 입국 우대 심사 제도 역시 동반자 2인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 편의를 높였다.

정부는 드라마·영화 촬영지와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110개 관광코스를 운영하고 함안 낙화놀이, 화천산천어축제 등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국가관광전략회의를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하는 등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범정부 협업 체계도 강화했다.

또 지방공항을 방한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인천~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하고 인천~김해 노선도 증편했다. 충청권 관광교통 혁신 선도지구 조성과 크루즈 관광 활성화 등 체류형 관광 기반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K-푸드랩 명동점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라면을 구경하고 있다. 임은재 기자
K-푸드랩 명동점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라면을 구경하고 있다. 임은재 기자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소비하는 콘텐츠도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 과거 명동과 면세점 중심의 쇼핑 관광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K-팝, K-뷰티, K-패션, K-푸드를 결합한 체험형 관광이 확산되고 있다. 해외 팬들은 공연 관람과 함께 성수동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 스토어, 뷰티 매장 등을 찾으며 소비 범위를 넓히고 있다.

K-뷰티와 의료관광의 성장도 눈에 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외국인의 뷰티·헬스 분야 소비 역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관광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관광 가능성 확인했지만…여전한 서울 쏠림

정부가 강조해 온 지역관광 활성화에서도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자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방문 비중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과 제주뿐 아니라 경주, 전주, 강릉 등을 찾는 개별 여행객이 늘면서 지역관광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관광객이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에 머물고 있어 추가적인 분산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방한객 3000만명 시대를 위해서는 관광객 유치 규모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서울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부착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홍보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남동균 기자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부착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홍보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남동균 기자
현재 외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서울과 수도권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경주와 전주, 강릉, 부산 등 지역 관광지와 서울을 연계한 관광 코스를 확대하고, 지역 축제와 야간관광, 미식·웰니스 관광 등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객이 단순히 지역을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루 이상 머물며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방관광 활성화의 핵심 과제는 교통과 결제”라며 “서울 과잉관광을 완화하고 지방 체류형 관광을 확대하려면 관광 콘텐츠 홍보보다 외국인이 쉽게 이동하고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속·시외버스 예약 플랫폼이 분산돼 있는 등 외국인이 지방으로 이동하기에는 여전히 불편한 부분이 많다”며 “교통·결제 플랫폼 통합은 문체부 단독 과제가 아닌 만큼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가 함께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올해 방한객 수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고 관광 소비도 확대된 것은 분명한 성과”라면서도 “2300만명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관광 경쟁력과 교통·숙박 인프라를 강화해 서울 밖에서도 충분히 머물고 소비할 수 있는 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 3000만명 시대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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