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에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종목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 증시 주도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에서 일종의 수혜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실질적인 실적 강세를 예견할 수 있는 점에서 향후 낙수효과 가속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 가운데 핵심인 증착과 식각 장비 제조업을 영위하는 원익IPS 주가는 지난 5일 13만2700원에서 12일 종가 기준 18만3300원으로 5거래일 동안 38.13% 급등했다. 같은 기간 다른 반도체 소부장 종목인 주성엔지니어링은 21만원에서 23만1000원으로 10% 상승했다. 이외에도 심텍(26.31%), 유진테크(24.98%), 한미반도체(27.56%) 등도 일제히 올랐다.
반도체 소부장 종목을 주요 포트폴리오로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상승세를 시현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반도체 생산 및 제조공정에 포함되는 20개 핵심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는 23.36% 상승했다. 아울러 SOL 반도체전공(22.79%),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16.30%),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15.90%) 등이 뛰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 호조가 확인되면서 그동안 증시 상승세 효과를 원활하게 누리지 못했던 반도체 소부장 종목으로 온기가 확산된 영향이 주요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6월1일~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286억달러로 전년 대비 85.9% 증가했다. 이는 1일~10일 기준 역대 최대치에 달한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111억달러로 205.8% 올랐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38.7%로 전년 대비 15.1%p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가 기업 실적 모멘텀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라며 “이에 따라 대형 반도체주 대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반도체 소부장주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시 주도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확대도 반도체 소부장 종목 훈풍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돌입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차세대 메모리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설비 증설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비수도권 지역에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제조사의 국내 시설투자가 늘면 장비 도입에 따라 관련 기업의 실적도 증가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반도체 장비 업계가 슈퍼사이클 초입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의 설비 증설이 반도체 전공정 장비 등 소부장 시장의 초호황기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티모시 아큐리 UBS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 산업은 오는 2028년까지 2500억 달러(약 380조원)에 달할 수 있는 슈퍼사이클의 입구에 있을 수 있다”면서 “반도체 제조 고객사들이 향후 8분기 수요 가시성을 장비업체와 공유하기 시작한 것은 반도체 섹터를 커버한 30년 가까운 경력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메모리 반도체 활황에 따른 밸류체인 전반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메모리 실적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역대 최대 설비투자 집행에 따른 밸류체인 전반의 낙수효과가 강화될 것이다. 증설 및 전환에 따른 장비 발주 증가, 소재 사용량 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올해 2분기 이후 이익 성장 가속화를 예상한다. 밸류에이션 재평가 구간의 초입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