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혹을 눈앞에 둔 축구 ‘GOAT’ 리오넬 메시(39)가 다시 한번 위상을 증명했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 이후 음바페(28), 홀란드(26) 등 세계 최고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노장’으로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39세 ‘축구의 신’은 무서운 속도로 역대 월드컵 기록을 갈아치웠다.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1차전에서 알제리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26명 가운데 월드컵 경험이 있는 선수는 무려 17명으로,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멤버 대부분이 이번에도 대표팀에 대거 승선했다.
이날 경기 득점은 모두 메시의 발끝에서 나왔다. 메시는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메시는 로드리고 데 파울이 중원에서 연결한 공을 이어받아 페널티박스 정면 바깥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알제리 골문을 열었다. 경기 초반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득점의 아쉬움을 단번에 날리는 득점이었다.
메시는 후반 15분 추가골을 넣으며 기세를 이어갔다.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의 중거리슛이 알제리 골키퍼 루카 지단의 몸을 맞고 튀어나온 상황, 메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메시는 세컨드 볼을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31분, 박스 바로 바깥에서 기회를 포착한 메시는 다시 한번 득점에 성공하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번 해트트릭으로 메시는 월드컵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메시의 ‘영원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당시 33세)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스페인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바 있다.
메시는 이후 후반 35분 니코 파스와 교체되면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알제리전을 마친 메시는 월드컵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 갱신뿐만 아니라, 종전 자신의 기록도 뛰어넘었다. 메시의 이번 출전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통산 200번째 A매치 출전인 동시에 월드컵 본선 기준으로도 27번째 경기다. 이미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메시는 또 한 번 신기록을 세우게 됐다.
월드컵 최다골 기록에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재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로,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에서 개인 통산 16호골을 기록했다. 메시는 오늘 경기로 클로제와 동률이 됐다. 무엇보다 개인 통산 첫 월드컵 해트트릭을 달성하면서 이룬 겹경사라 그 가치가 더욱 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메시에게 상반된 수식어가 따라붙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여전히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지만, 동시에 불혹을 앞둔 39세의 노장이기도 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이 사실상 그의 마지막 월드컵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특히 개막 직후 음바페와 홀란드는 나란히 멀티골을 기록하며 세대 교체의 기대감을 키웠다. 앞서 음바페가 17일(한국시간) 세네갈과 경기에서 2득점을 하며 월드컵 통산 14골을 기록, 메시의 13골을 넘어섰을 때도 세대교체 기류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축구의 신’ 메시는 여전히 건재했다. 알제리전은 살아있는 전설의 라스트 댄스라기보다는, 챔피언의 타이틀 방어전에 가까웠다. 지난 6월 메시는 멕시코 스포츠 매체 폭스스포츠(Fox Sports)와 인터뷰에서 “더는 못할 때까지 축구를 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월드컵 직전 햄스트링 부상과 나이로 인한 체력 문제는 여전히 변수다. 그러나 알제리전에서 보여준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메시는 여전히 메시’였다.

김정후 기자 k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