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다운 삶을 촉구하며 일어난 사북 광부들의 집회는 경찰의 뺑소니를 계기로 들불처럼 번졌다”며 “전두환의 계엄사령부는 광부와 그 가족을 포함해 200명 넘게 체포해 고문과 가혹행위를 자행했고, 끔찍한 폭력과 자백 강요로 공동체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쌓여온 불만은 1979년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진 이후 증폭됐다. 노조원 2000여명이 지부장 직접선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노조가 요구한 42.75%의 임금 인상안도 노조 지부장과 회사 측의 합의 과정에서 20%로 낮아졌다. 경찰과 정보기관이 회사 측과 유착해 노조 활동에 개입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1980년 4월21일 예정된 집회가 무산된 뒤 항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도주하던 사복 경찰관의 차량에 광부들이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부와 주민 수천명은 사북읍 일대를 점거하고 사북지서 등 주요 시설을 습격하거나 기물을 파손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노조 지부장의 부인을 폭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는 경찰관 1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쳤다. 사태는 4월24일 노·사·정 대표가 상여금 인상 등을 포함한 11개항에 합의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합의 12일 뒤인 5월6일부터 계엄사령부의 대대적인 연행과 수사가 시작됐다. 군·검·경으로 구성된 ‘사북사건 합동수사단’은 광부와 주민 200여명을 강제 연행해 물고문과 구타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임산부를 포함한 여성들을 상대로 옷을 벗기는 등 성적 가혹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이후 진상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가운데 31명은 구속 기소되고 50명은 불구속 기소돼 모두 81명이 군법회의에 넘겨졌다. 피해자 상당수는 고문 후유증과 사회적 낙인에 시달리면서도 수십 년간 피해 사실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폭동’으로 불렸던 사북사건은 2005년 이원갑·신경 씨 등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면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2015년 이후 재심을 통해 관련자 8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도 이어졌다. 제1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연행과 구금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와 가혹행위를 확인하고 국가의 사과와 피해자 명예회복을 권고했다. 제2기 진실화해위도 2024년 12월 사북사건을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판단해 국가의 사과와 피해자 명예회복, 기념사업 지원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황인오 사북민주항쟁동지회 회장은 이날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의 국가 사과 권고 이후 18년이 지났다”며 “늦었지만 대통령께서 직접 진심 어린 위로와 역사적 평가를 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올해 기념식과 관련해 “4월에 열 예정이었던 기념식을 아직 치르지 못했다”며 “7월 또는 10월 개최를 검토하고 있으며, 일정이 확정되면 청와대에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 기념식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이 대통령의 말씀이 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끝이 아니라 공식적인 사과와 후속 조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