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록 투자연구소(BII)는 ‘2026년 중반 글로벌 투자전망’에서 향후 6~12개월 신흥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블랙록은 대만과 한국처럼 AI 관련 기업 비중이 큰 시장에서 투자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여러 시장이 동일한 가치사슬(밸류체인)에 묶여 있을 때 지리적 분산만으로는 집중 리스크를 줄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대만 등 AI 밸류체인에 깊이 연계된 시장들이 사실상 하나의 투자 테마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를 감안해 신흥국 주식 전반의 투자의견을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와 서버, 인프라 수요가 같은 축으로 묶인 만큼, 겉으로는 국가를 나눠 담더라도 결국 같은 리스크에 중복 노출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점은 블랙록이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을 신흥국 내 핵심 수혜처로 평가하며 비중확대 근거로 제시해 왔다는 점이다. 당시 블랙록은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이익 레버리지를 높게 평가했지만, 최근엔 동일 밸류체인에 대한 과도한 쏠림이 오히려 신흥국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위험 요인으로 돌변했다고 보고 시각을 바꾼 셈이다.
신흥국 주식의 조정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블랙록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국 주식은 3월 초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블랙록은 한국 증시를 강타한 기술주 매도세 재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 강화 전망이 겹치면서 MSCI 신흥시장지수가 3월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술기업 비중이 높은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낙관적 시각을 유지했다. 블랙록은 “미국 기술주를 통해 폭넓은 AI 익스포저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AI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는 불확실하지만, 그 다수는 미국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채권시장에 대한 시각도 엇갈렸다. 블랙록은 유로존 단·중기 국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블랙록은 투자자들이 유로존의 긴축적 통화정책 지속 기간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완화적으로 전개될 경우 유로존 국채의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 미국 국채에 대해서는 ‘비중축소(Underweight)’ 입장을 유지했다. 블랙록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장기간 지지하면서 장기물 미국 국채의 실질 매력이 떨어져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장 보이뱅 블랙록 투자연구소장은 “AI가 야기하는 구조적 변화와 혼란이 신용시장에서 선별적 투자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훨씬 더 큰 분산과 AI발 혼란이 나타날 것”이라며 “그 영역에서 초과수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