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IGIP(International Green Industrial Park)에 건설 중인 BNSI(Bahodopi Nickel Smelting Indonesia) 니켈 제련소 프로젝트에 총 39%의 지분을 확보하며 대주주로 참여한다고 30일 밝혔다.
BNSI는 니켈 기준 연간 9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련소다. 에코프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약 3만6000톤의 니켈 오프테이크(장기구매계약)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인도네시아 IMIP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2만9000톤을 더하면 총 6만5000톤 규모의 니켈 수급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와 한국, 헝가리를 잇는 ‘광물-전구체-양극재-리사이클링’ 공급망을 구축하고 삼원계 양극재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니켈 확보로 공급망 강화…삼원계 원가 경쟁력 높인다
세계 배터리 시장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삼원계(NCM)와 중국이 주도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글로벌 전기차(EV·PHEV·HEV)용 양극재 적재량은 54만2000톤으로, LFP가 32만톤(59.0%), 삼원계가 22만2000톤(41.0%)을 차지했다.
자동차 OEM 입장에서는 고가의 전기차 가격을 낮춰 대중화하는 게 과제인데 전기차 부품 중 삼원계 배터리의 원가 비중은 약 40% 수준이다. 배터리 가격을 인하하지 않고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니켈·코발트·망간으로 구성된 삼원계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긴 주행거리가 강점이지만 원가 부담이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니켈은 삼원계 배터리 원가 가운데 비중이 40%에 달하는 핵심 소재다. 니켈 가격과 조달 비용이 곧 배터리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이다.
중국은 완성차부터 배터리셀, 소재, 핵심 광물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한 반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니켈 등 핵심 광물 확보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에코프로는 이번 제련소 투자로 안정적인 니켈 공급망을 확보해 국내 전기차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전 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채용하는 한국 전기차 회사 입장에서 니켈은 핵심소재인 만큼, 에코프로가 인니 제련소 투자를 통해 확보한 니켈은 전기차 산업 전체의 밸류체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니켈은 전기차뿐 아니라 스테인리스강, 항공우주·방산용 초합금 등에도 중요한 광물이므로 국가 산업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도시광산·자연광산 결합…CLS 완성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에코프로는 실적 회복세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220억원, 영업이익은 602억원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사업부문 실적 개선과 인도네시아 GEN 연결 편입, 메탈 가격 상승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회사는 헝가리 양극재 공장 양산과 신규 완성차 업체(OEM) 공급 확대, ESS용 전구체 판매 증가 등을 통해 점진적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투자는 에코프로가 추진해 온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CLS·Closed Loop System)’을 한층 강화하는 의미도 갖는다.
에코프로는 지난 2020년 포항에서 대규모 배터리 양극 소재 공장을 건설하면서 리튬 가공-전구체-양극재-리사이클링으로 이어지는 CLS를 구축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를 통한 원료 확보를 더하면서 핵심 광물부터 소재 생산,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강화하게 됐다.
회사는 배터리 재활용과 천연 광물 확보를 결합한 사업 구조도 미래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는 배터리 재활용 전문 계열사인 에코프로씨엔지를 통해 사용 후 배터리에서 니켈과 코발트 등을 회수하는 ‘도시광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배터리의 초기 구매 비용보다 재활용까지 포함한 생애주기 관점에서 삼원계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는 사용 후 니켈·코발트·망간을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수행한 평가에서도 삼원계(NCM)의 재활용 비용 대비 편익(B/C)은 1.06으로 경제성을 확보한 반면 LFP는 0.44에 그쳤다.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는 의미다.
에코프로는 이번 인도네시아 투자로 확보한 ‘자연광산’과 리사이클링을 통한 ‘도시광산’을 결합해 원료 조달 안정성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투자 재원 마련에도 나섰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1조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 가운데 9150억원은 BNSI 지분 확보와 헝가리 법인 투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에코프로도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회사는 기존 배정 물량에 더해 120% 수준까지 초과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며, 예정 발행가 기준 약 529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최근 중장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도시광산과 자연광산을 결합해 2030년에는 에코프로의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축될 것” 이라며 ”양극재 제조만 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인니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수익성 향상을 갖출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