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6일 (1)
‘쪼개기 상장’ 이제 어렵다…중복상장 원칙금지 본격화

‘쪼개기 상장’ 이제 어렵다…중복상장 원칙금지 본격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엔 주주동의 필수
LG엔솔·카카오 논란 끝에 제도화…SK온 IPO도 영향권

승인 2026-07-06 12:03:03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금융위원회 전경. 쿠키뉴스 DB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금융위원회 전경. 쿠키뉴스 DB
대기업들의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 앞으로는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당국은 물적분할 자회사에 대해 일반주주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일반 자회사도 충분한 주주 보호 노력이 없으면 상장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한국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중복상장에 제동을 거는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과 거래소 상장·공시 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핵심은 중복상장을 ‘원칙 금지·예외 허용’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모회사 주주 동의 얻어야 상장 가능

가장 큰 변화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요건이다. 앞으로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자회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경우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주주동의 기준은 감사위원 선임과 동일한 ‘3% 룰’을 적용해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은 제한하고, 출석 주주의 과반과 전체 의결권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물적분할이 아닌 일반 자회사도 주주 보호 절차가 대폭 강화된다. 모회사가 주주 동의를 받으면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지만, 주주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한국거래소가 주주 보호 노력의 적정성을 엄격하게 개별 심사한다.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5대 의무’도 새롭게 부과된다. 이사회는 △주주 영향평가 △주주 보호방안 마련 △주주와의 소통 또는 주주동의 확인 △상장 찬반 결의 △관련 내용 공시를 모두 이행해야 한다. 이 과정은 독립적 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해외 거래소에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거래소의 상장심사도 강화된다. 일반 상장심사 외에 영업 독립성과 경영 독립성,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노력을 별도로 심사하는 중복상장 특례심사 기준이 신설된다.

의무를 위반한 기업에 대한 제재도 마련됐다. 모회사가 주주 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최대 10억원의 위약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매매거래정지와 공시 위반에 따른 제재도 받을 수 있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세부기준. 금융위 제공.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세부기준. 금융위 제공.

LG엔솔·카카오 등이 키운 중복상장 논란

이번 제도가 나온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대기업들의 중복상장 논란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다.

당시 LG화학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주가 핵심 사업을 빼앗겼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후 LG화학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고, ‘모회사 가치 훼손’ 논란이 확산되면서 중복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 사례로 지목됐다.

카카오도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이 잇따라 상장하면서 그룹 전체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후 모회사인 카카오의 주가가 장기간 부진하면서 계열사 가치가 높아질수록 모회사 가치가 희석된다는 지적도 함께 커졌다.

“향후 SK온 등 대기업 IPO에 영향”

이밖에도 향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대기업 계열사들은 이번 제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번 규제를 물적분할뿐 아니라 인수와 신설 자회사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하면서 적용 범위도 한층 넓어졌다.

업계에선 SK온 등 물적분할 자회사 IPO 후보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은 기업공개(IPO)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앞으로는 일반주주 보호 절차와 강화된 거래소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IPO가 예전처럼 손쉬운 선택지가 아니게 된 만큼 기업들도 자금 조달 전략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분 매각과 자산 유동화, 전략적 투자자(SI·FI) 유치 등 대체 수단에 대한 관심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제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국내 상장사 간 지분 보유 규모는 전체 시가총액 대비 11.2%로 미국(0.05%), 일본(4.0%) 등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구조가 모회사 할인 요인으로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보고 이번 제도를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일반주주 권익 보호를 강화해 기업가치 할인 요인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임성영 기자 프로필 사진
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