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는 16일 “노동조합과 MBK파트너스, 메리츠가 상생과 양보를 바탕으로 회생절차를 이어가기 위한 합의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 규모 DIP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메리츠금융그룹도 이를 전제로 2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을 추진하고 향후 회생계획 인가 절차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노동조합도 회생을 위한 자구 노력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일반노동조합은 37개 점포 폐점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재원을 상품 매입 등 영업 정상화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이 같은 협의 내용을 반영한 즉시항고를 제기할 계획이다. 이후 법원의 허가와 DIP 실행 절차, 주요 채권자들의 회생계획 동의가 마무리되면 긴급 운영자금이 집행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회생절차를 이어가기 위한 핵심 이해관계자 간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 DIP가 확보되면 회생절차를 이어가는 동시에 마지막 단계의 구조혁신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 등 잔존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해 회생절차를 성공적으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치권에서도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김병주 회장의 개인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긴급 운영자금 지원 방안에 상당 부분 합의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MBK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메리츠가 최종적으로 대출을 의결할 경우 해당 대출 전액에 대해 직접 연대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생절차 개시 전후 사재 출연과 현금 지원, 연대보증 등을 통해 MBK는 이미 약 400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했으며 이번 연대보증까지 포함하면 총 부담 규모는 6000억원에 이른다도 강조했다.
이번 합의 과정에는 정치권의 중재와 압박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홈플러스 역시 한동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양측 협의가 홈플러스 정상화 TF 단장인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의 적극적인 중재와 조정을 거치며 결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경영진을 국회로 불러 긴급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15일에는 홈플러스 노동자·상인 총궐기대회를 열고 조속한 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당시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2000억원이 들어온다고 해서 반드시 살아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금 지원이 결정되면 홈플러스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마중물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오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 홈플러스 대형마트는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연장을 결정할 경우 협력업체들과 협의를 거쳐 영업 재개 일정을 수립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합의로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이어갈 최소한의 동력을 확보했지만, 진짜 과제는 이제부터라고 보고 있다. 긴급 운영자금은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한 ‘급한 불 끄기’에 불과한 만큼 고객과 협력사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영업 기반을 되찾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향후 회생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나 우선 투입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밀린 급여 지급과 입점업체 정산, 상품 매입 등 영업 정상화를 위한 자금으로 순차적으로 집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일 법원의 회생절차 연장 결정이 내려지면 납품업체들과 공급 조건 등을 다시 협의하고 영업 재개 일정을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영업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면 M&A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의 성패는 결국 영업 정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객 신뢰를 되찾고 상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2000억원이 일시적인 자금 수혈에 그칠지, 회생의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 영업 정상화 여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