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6일 (0)
신진서, AI 카타고에 11집반승…알파고 이후 10년만 대결은 ‘인간의 승리’

신진서, AI 카타고에 11집반승…알파고 이후 10년만 대결은 ‘인간의 승리’

신진서 9단, 최강 바둑 AI ‘카타고’와 대결서 2-1 승리
‘기선전’ 3번 승부에서 1국 내주고 2·3국 이기며 역전
대국료 1억5000만원+승리 수당 1억원, 시리즈 승리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도 획득

승인 2026-07-21 13:29:50 수정 2026-07-21 17:25:39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최강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카타고를 2-1로 제압했다. 3국에서 승리한 신 9단이 인터뷰 하는 모습. 한국기원 제공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최강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카타고를 2-1로 제압했다. 3국에서 승리한 신 9단이 인터뷰 하는 모습. 한국기원 제공

알파고 이후 10년 만에 펼친 인간과 인공지능(AI) 바둑 대결은 ‘인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최강 바둑 AI 카타고와 ‘기신전’ 3번기를 2-1 승리로 장식했다. 1국을 내준 이후 2국과 3국을 연달아 따낸 역전승이라 그 의미를 더했다.

신 9단은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선전’ 신진서vs카타고 3번기 최종 3국에서 반면 12집을 남기는 완승을 거뒀다. 1국에서 카타고의 변칙 수법에 당한 신 9단은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 2국과 3국에서 점점 더 좋아지는 내용으로 승리했다.

사전 협의 과정에서 대국료 5000만원이 책정되면서 카타고와 ‘기선전’을 통해 1억5000만원을 확보한 상태로 대국에 나선 신 9단은 시리즈 전적 2-1로 승리하면서 추가 수당 1억원(1승당 5000만원)과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까지 획득했다. 이번 대결을 통해 신 9단은 상금 2억5000만원을 추가하면서 올해도 ‘연간 상금 10억원 돌파’에 한 발 가까워졌다.

이날 대국을 생중계한 박정상 해설위원은 “신진서 9단이 오늘 퍼펙트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특히 우상 접전에서 신 9단이 다소 손해인 걸 확실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변수를 줄이는 완벽한 맞춤 전략으로 승기를 잡은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총평했다.

기선전 1국은 충격적인 결과로 시작됐다. 카타고가 두 번째 착수부터 신 9단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신수’를 들고 나왔고, 1국은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의 승리로 끝났다.

1국을 내준 신 9단은 2국에서 ‘알파고 정석’으로 카타고를 격파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이날 3국에서 신 9단은 화점 대신 소목을 선택하면서 2국과는 다른 패턴으로 승부에 나섰고, 시종일관 카타고를 압도하면서 개전 3시간 만에 11집반 승리를 거뒀다.

기선전 3국 종국 장면. 신진서 9단(오른쪽)이 반면으로 12집, 덤 ‘반집’을 제하고 11집반 승리를 거뒀다. 한국기원 제공
기선전 3국 종국 장면. 신진서 9단(오른쪽)이 반면으로 12집, 덤 ‘반집’을 제하고 11집반 승리를 거뒀다. 한국기원 제공
국후 신진서 9단은 “오늘 대국은 큰 전투 없이 손해를 보지 않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국면을 이끌었다”면서 “더 잘 둔 바둑은 3국이지만, 난이도가 훨씬 높았던 2국 승리가 더욱 뿌듯했다”고 복기했다.

AI와 접바둑에 대해 신 9단은 “이번 대회를 통해 2점 접바둑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조금이라도 잘못 두면 여전히 힘든 승부가 펼쳐지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바둑의 신’으로 불리는 AI와 격차에 대해서도 짚었다. 신 9단은 “2점 접바둑에서 AI에 2~3집 정도 덤을 주고 대국한다면 매우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도전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즉 ‘2점에 역덤’ 치수를 현재 AI와 인간의 격차로 본 것이다.

카타고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신 9단은 “인공지능은 인간 바둑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고, 저 역시 카타고를 통해 많은 발전을 했다”면서 “세계 정상에 올라서는 데 큰 도움을 준 존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끝으로 신 9단은 “좋은 대회를 마련해 주신 좋은책신사고와 한국경제신문에 감사드린다”며 “1국 패배 후에도 끝까지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2국과 3국을 이겨낼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시상식 기념사진 촬영. 2-1 승리를 거둔 신 9단은 대국료 1억5000만원, 승리 수당 1억원(1승당 5000만원), 이에 더해 시리즈 승리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을 받았다. 한국기원 제공
시상식 기념사진 촬영. 2-1 승리를 거둔 신 9단은 대국료 1억5000만원, 승리 수당 1억원(1승당 5000만원), 이에 더해 시리즈 승리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을 받았다. 한국기원 제공

한편 이번 대국은 신 9단이 흑을 잡고 두 점을 먼저 놓는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덤은 0.5집으로, 비길 경우에는 인공지능 카타고의 승리가 된다. 시간제는 신진서 9단에게 기본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 카타고는 매수 20초 연산 시간을 주는 방식이 적용됐다.

이번 대국을 위해 AI 수읽기 성능을 극대화한 ‘카타고 전용 시스템’도 특별 구축했다. RTX 3090 그래픽카드 4기를 병렬 구성해 최신 그래픽카드인 RTX 5090(32GB)을 뛰어넘는 총 96GB 그래픽 메모리(VRAM)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수십만 가지 경우의 수를 동시에 계산하는 카타고가 20초라는 시간 안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카타고는 미국 컴퓨터 과학자 데이비드 우(David J. Wu)가 개발한 오픈소스 바둑 AI로, 현재 프로기사들의 연구와 훈련, 바둑 중계 해설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승률뿐만 아니라 집 차이까지 수치로 제시하는 분석 기능을 갖춘 카타고는 알파고 이후 바둑 AI 발전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최강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카타고를 2-1로 제압했다. 국후 환하게 웃고 있는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최강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카타고를 2-1로 제압했다. 국후 환하게 웃고 있는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
장금상선그룹 회장인 정태순(오른쪽) 한국기원 이사장이 현장을 방문해 신진서 9단의 승리를 축하했다. 한국기원 제공
장금상선그룹 회장인 정태순(오른쪽) 한국기원 이사장이 현장을 방문해 신진서 9단의 승리를 축하했다. 한국기원 제공

이번 대결은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 이후 인간 최고수와 바둑 AI 격차를 확인하는 무대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세계 최정상 기사인 신진서 9단이 한층 진화한 AI를 상대로 어떤 승부를 펼칠지 바둑계는 물론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진서 9단은 앞선 미디어데이에서 “AI 등장 이후 다양한 수를 연구하면서 인간 바둑도 초반은 확실히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중반 전투는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과 판단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카타고의 중반 운영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가장 큰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은 미디어데이 당시 전망보다 오히려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AI 카타고를 제압했다. 특히 전략이 돋보였다. 2국에서 ‘알파고 정석’을 구사하면서 변수를 좁히는 방식으로 카타고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3국에서는 변수를 활짝 열고 전면전을 펼치면서도 두터움을 바탕으로 우위를 확립했다.

2점 접바둑에서 대국이 시작되기 전 AI가 나타내는 집 차이는 18집. 신 9단이 3국을 반면 12집, ‘반집’으로 책정된 덤을 제하고 11집반 승리를 거둔 성과도 조명받고 있다. 한 판의 대국을 마치는 동안 AI를 상대로 단 6집 밖에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 9단은 “이번 특별대국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세계대회뿐 아니라 이벤트 대국도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저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대국이 팬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프로기사들에게는 좋은 공부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프로필 사진
이영재 기자
안녕하세요. 문화스포츠부 이영재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전합니다.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