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民 지지세...50대 등 돌리고 40대만 남아

민주당 지지율 28.7%...대선 직전보다 약 10%p↓
‘민주화 세대’ 50대 26.0%...40대만 40% 초반대 지지율
“86세대와 문화·정신 공유...민주화 직접 경험 안 해 자기비판엔 소극적”

기사승인 2022-06-16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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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두박질’ 民 지지세...50대 등 돌리고 40대만 남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  사진=황인성 기자

6·1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정당 지지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40대만 40% 초반대 지지율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50대에서도 26.0%의 낮은 지지율을 보여 진보세대임에도 다른 경향성을 보였다.

정치 전문가들은 40대의 세대별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민주당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정당이 되려면 다른 세대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28.7%를 기록했다. 올해 3월 대선에 앞서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38.2%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약 10%p 떨어진 수치다. 

‘곤두박질’ 民 지지세...50대 등 돌리고 40대만 남아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또 3월 실시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당시까지는 국민의힘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5월 여론조사부터는 순위가 역전돼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가장 지지받는 정당이 됐다.

지난 2월부터 3·5·6월 정당 지지도를 비교 분석해본 결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대선이 끝나고 난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대선 직후 실시한 3월 14일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37.6%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두 달 뒤인 5월 여론조사(5월 16일자)에서는 정당 지지율이 29.4%까지 떨어졌다.

두 시점 사이는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강행 이슈로 시끄러웠던 시기로 민주당의 독단적인 입법 행보에 국민 여론이 크게 악화했을 거란 추정이 가능하다.

이를 방증하듯 13일 발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대다수 국민은 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주요 패배 원인을 ‘검수완박 강행’으로 꼽았다.

해당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방선거 패배원인은 ‘검수완박 강행으로 민주주의 정신 훼손(31.4%)’, ‘이재명·송영길의 선거 출마(18.3%)’, ‘선거 전략부재 및 당내 패권싸움(17.2%)’,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당내 개혁요구(12.3%)’, ‘당내 국회의원의 연이은 성폭행 논란(7.1%)’ 순으로 나타났다.

‘곤두박질’ 民 지지세...50대 등 돌리고 40대만 남아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특히 주목할 점은 40대의 정치적 경향성이다. 전체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5월 이후 민주당을 앞섰다. 하지만 세대별 분석을 해보면 40대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전 기간에 걸쳐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다른 세대는 민주당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지지를 철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40대는 철옹성과 같은 지지를 보이는 중이다. 이날 여론조사에서도 41%라는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40대와 더불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연령층으로 여겨지던 50대는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상당수 철회했다. 한국 민주화에 이바지한 세대인 만큼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를 보여왔지만,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50대의 민주당 지지도는 26.0%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40대가 다른 세대와 다른 정치적 경향을 보이는 것은 세대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전 연령대에서 지지를 받고자 한다면 다른 세대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영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40대는 민주화에 이바지한 586세대와 진보적인 성향과 문화는 공유하고 있지만, 민주화 과정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고, 자기 성찰과 비판적 판단에는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그런 연유로 주장은 강하지만 자신과 다른 의견을 수용하려는 경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고등학교 시절까지는 호황기를 누리면서 보였던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를 지금까지 보이고 있다”며 “최근 정치인 팬덤을 중심으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에게 가하는 다소 과격한 언행들도 이러한 문화적 행태가 반영된 걸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 소장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예전엔 40대가 되면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하는 나이대였지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완전히 기득권층에 편입되지 못하고 그 직전 세대가 됐다”면서 “우리 경제의 허리 계층인 40대가 경제적인 면에서 안정감을 가지게 되면서 다른 세대보다 더욱 정치에 관심을 보이고,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에 정치적 방향성과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게 맞지만, 합리성을 따지는 20·30대와 50·60대도 동의할 수 있는 유연한 논리와 접근법을 통해 지지층을 확장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15.1%, 무선 ARS 84.9%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3.2%,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2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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