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쌀 시장격리, 9번 중 쌀값 인상은 단 2번뿐

2010년·2017년만 시장격리 후 쌀값 올라
홍문표 “文정부 키운 쌀값 대란, 적반하장식 책임 전가”

기사승인 2022-10-03 12: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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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쌀 시장격리, 9번 중 쌀값 인상은 단 2번뿐
사진=쿠키뉴스DB

쌀값 안정화를 위해 쌀 시장격리가 역대 9번 시행됐지만, 쌀값이 오른 경우는 단 2번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에 따라 쌀 시장격리의무제를 도입하려는 가운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농해수위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농식품부로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5년 공공비축제도 도입 이후 9번에 걸친 총 253만톤(매입비용 4조5000억원) 쌀 시장격리 중 2010년(이명박 정부)과 2017년(문재인 정부)을 제외한 7번의 시장격리(3개월 후) 이후 쌀 가격이 오히려 낮아져 시장격리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시장격리 후 쌀값이 떨어진 경우는 격리물량이 초과생산량에 미치지 못하거나 시장격리 시기를 놓친 경우, 분산 격리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시장격리 효과를 거둔 두 번의 사례는 매입 시기가 빨랐고, 시장격리 물량이 초과생산량 물량보다 많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2017년 지금과 비슷한 시기(9월)에 초과생산량 25만톤 보다 더 많은 37만톤 시장격리 3개월 후 쌀값이 13% 올랐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45만톤 시장격리는 과거 쌀값 안정화 실폐 사례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초과생산량 25만톤에 더해 10만톤(+10만톤 구곡)을 추가 신곡으로 연말까지 매입하게 되면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계산하에 역대 최대 규모의 쌀을 시장격리 조치하기로 정했다. 

홍문표 의원은 쌀값 대란의 주요 원인은 현 정부의 탓이 아닌 문재인 정부 시절 부족한 격리조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 소비량 대비 10만톤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30만톤을 방출한 그 여파가 아직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에도 당초 초과수요가 27만톤인 것으로 통계 추정했고 그보다 많은 37만톤을 격리했음에도 쌀값이 오르지 않는 것은 당시 정부가 초과생산량을 과소 추정해 충분치 않은 물량이 격리되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쿠키뉴스에 “지난해 가을부터 쌀값이 들썩일 때 농민들은 시장격리를 요구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외면한 게 가장 큰 원인인데 민주당은 모든 책임을 윤석열 정부로 돌리는 적반하장식 책임전가하고 있다”며 “45만톤이라는 역대 최대물량을 선제적으로 격리하기로 한 만큼 쌀값 시장의 상황을 체크해 본 후 시장격리의무제(양곡관리법)에 대해 협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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