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한 통풍, 알아야 극복한다

[기고] 이지수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지수 교수

통풍 환자 10년 새 2배…30·40대 남성 급증
“갑자기 생기는 통풍 없어” 고요산혈증 요건 축적
매년 3월16일 통풍의 날, ‘45·6 통풍 정복’ 전개

기사승인 2023-05-15 11: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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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한 통풍, 알아야 극복한다
이지수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주요 감각이다. 하지만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통증을 방치하면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된다. ‘출산의 고통’에 비유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질환이 통풍(痛風)이다. 바람만 스쳐도 고통스럽다는 통풍은 관절 통증과 염증 발작을 동반한다. 발작 시간을 잘 견뎌내고 아픔이 사라져도 어느새 만성 신장병이나 심혈관질환 같은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통풍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통풍은 혈액 속 과다한 요산이 결정 형태로 조직에 침착할 때 발생한다.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왜 갑자기 통풍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지만 모든 환자는 통풍이 언제든 발동할 수 있는 고요산혈증의 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고요산혈증은 육류, 해산물을 비롯한 고단백질 음식, 인공 과당이 함유된 음료 등을 지나치게 섭취하거나 과음을 반복하는 생활습관 속에서 지속적으로 유발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통풍은 서양인, 중년, 남성의 병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는 통풍의 대유행이라 일컬을 수 있을 정도로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통풍 환자 수는 지난 10년 사이 2배로 늘었다. 특히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치는 30~40대 남성에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할 의료적 부담으로 쌓이고 있다.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통풍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의를 통한 철저한 고요산혈증 관리가 필요하다. 더불어 국민이 질병에 대해 제대로 알고 효율적인 예방과 치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올해 들어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실시한 통풍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통풍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통풍 환자의 경우 45%, 일반인은 15.4%에 불과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연구회가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각한 통풍 발작이 잦은 달이 3월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통풍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환자와 가족이 궁극적인 삶의 목표인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매년 3월16일을 통풍의 날로 지정했다. 

올해 진행한 ‘제1회 통풍의 날 제정식’의 슬로건은 ‘4·5·6 통풍 완전 정복’이었다. 4대 성인병(고혈압·고지혈증·당뇨·비만) 관리, 5가지 생활습관(체중·음주·과식·육류·과당) 조절, 6 이하로 혈중요산농도 유지’를 목표로 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가장 효율적인 질병 극복 방법은 올바른 관점을 잡고 관리수칙을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전 국민이 통풍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고 365일 관리수칙을 기억하고 행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이뤄질 때까지 지식 나눔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