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이 18일 다자회담에 복귀키로 한 것은 대화의 형식적인 틀을 양보하더라도 북·미 양자대화를 신속히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은 북·미 양자대화를 수용하면서도 6자회담의 복귀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지난 11일 "6자회담을 진전시킬 수 있다면 양자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의 다자회담 복귀 선언은 일단 기존의 6자회담 불가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의장성명으로 대북 제재를 결의하자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었다.
북한이 입장을 바꾼 데는 중국의 중재 역할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북·미가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로 팽팽히 맞서던 2003년 7월에도 다이빙궈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평양에 보내 북한의 6자회담 참여를 이끌어낸 데 이어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다이 국무위원의 방북에 푸쯔잉 상무부부장이 대동한 것으로 볼 때 중국이 식량과 원유 등의 대북 지원을 약속했을 가능성도 크다. 북·중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음달 4일로 예상되는 원자바오의 방북에 앞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라는 선물을 중국에 안긴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북·미 양자대화의 일차적인 걸림돌은 제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미국이 6자회담 복귀라는 명시적 입장을 북한에 요구하거나 6자회담의 내용적인 진전의 보장까지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자회담이 아닌 다자회담이란 표현을 쓴 것은 주목할 만하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8일 "북한이 기존에 6자회담을 못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곧바로 6자회담 재개라는 말을 꺼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실제로 6자회담이 아닌 다른 형태의 대화 틀을 상정하고 다자대화라는 용어를 썼을 가능성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나머지 5자의 대응에 따라 북·미 양자, 북·중·미 3자, 남·북·미·중 4자, 그리고 기존의 6자회담 등을 다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6자회담 틀이 아니라 북·미 양자대화가 강화된 틀이나 북·미·중 3자대화처럼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부 국가가 배제되거나 입지가 좁아질 경우 북한의 다자대화 복귀는 새로운 논란 거리가 될 수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양자대화와 다자대화의 순서, 다자대화의 조건과 절차가 뭔지 너무 모호하다"면서 "좋은 신호로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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