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에서 모두 만족하는 대안을 만들려면 만장일치가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투표를 통한 다수결의 원칙이 대안으로 꼽힙니다. 모두가 합의하지 않더라도 가급적 많은 사람의 의견을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반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수결의 원칙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반대 의견을 묵과하고 소수파를 억압하면 ‘다수의 횡포’ 혹은 ‘다수의 독재’로 흐를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반대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토론과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합니다. 반대하는 측에서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하지요.
그렇다면 지난해 7월 개원한 제11대 서울시의회는 어떨까요? 서울시민들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12년간의 더불어민주당 집권을 심판하면서 국민의힘을 선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112석 가운데 76석을 확보하며 압도적인 여당이 됐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102석에서 36석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습니다.
민주당 서울시당 입장에서 다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보다 시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건전한 반대 의견이 아닌 ‘같은 당이 낸 의안이 아니니까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최근 활동을 마무리한 ‘서울시의회 통일안보지원 특별위원회’에 대한 민주당의 대처는 아쉬운 대목입니다. 통일안보지원특위는 지난해 9월28일부터 올해 3월27일까지 6개월간 활동했습니다. 관련 법령에 근거해 설치하고,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굳건한 국가안보를 바탕으로 남북한이 ‘평화통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자유대한민국’ 번영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안보’ ‘자유대한’ 등 보수적 색체가 짙은 특위입니다. 민주당은 구성에서부터 반대입장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7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된 ‘서울특별시의회 통일안보지원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은 재석 91명 가운데 67명 찬성, 반대 2명, 기권 22명으로 가결됐습니다.
특위 구성에는 특별한 반대가 없어 보이지만, 투표를 세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반대 2명뿐만 아니라 기권 22명 총 24명이 민주당 소속 시의원입니다. 당시에도 반대 이유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여당에서 발의한 특위가 달갑지 않았다는 소리입니다.
특위 구성 후 국민의힘은 꾸준히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민주당은 끝내 참여를 거부하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 12명(위원장포함)만 참여한 채 활동이 마무리됩니다.
지난 14일 제 318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된 ‘서울특별시의회 통일안보지원 특별위원회 활동결과보고서 채택의 건’ 표결에서도 민주당 입장은 변화 없었습니다. 출석의원 87명 중 찬성 64명, 반대 2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습니다. 반대의원과 기권의원 총 23명 모두 민주당 시의원이었습니다.
특위 활동보고서 채택 반대 이유에 대해 서울시의회 민주당 서준오 대변인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별다른 이유가 없다”며 당혹스런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기권한 민주당 소속 한신 시의원도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실질적으로 명분 없는 반대를 실토한 셈이지요.
이와 관련 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한 김형재 시의원은 “민주당이 구성 자체도 반대했지만 이후에 결과 보고까지 이렇게 하는 걸로 봐서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가’라고 묻고 싶다. 자유, 평화통일과 국가 안보에 여야가 어디 있는가”라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민주당의 대승적인 논의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상대 당에 대해 반대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자리입니다. 시민 생활과 밀접한 조례안을 만들고, 서울시 행정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곳입니다.
비토(반대)를 해야 한다면 서울시를 향해야 합니다. ‘당이 다른다’는 이유만으로 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11대 서울시의회가 30년이 넘은 지방차지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여야가 힘을 합쳐 시민을 위한 곳으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