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기차 충전요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전기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와 시민단체 모두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현재 관할 부처가 분산되어 있어 효율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월 정부는 전기차 충전요금을 kWh당 32~38원(약 11~12%) 인상했다. 지난달 5월 전기요금이 kWh당 8원 인상되자 환경부는 다시 한 번 충전요금 인상 TF를 꾸렸다. 26일 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인상 여부와 금액, 시기 등을 검토 중이다.
현재 전기차 충전요금은 급속충전기(50㎾h) 324.4원/㎾h, 초급속충전기(100㎾Hh이상) 347.2원/㎾h다. 전문가들은 초급속충전기 기준 kWh당 400원을 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주장한다.
전기차 충전요금 정책이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5년 동결’ 공약과는 정반대 행보를 걷자 전기차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현재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충전요금이) 400원 넘으면 그냥 안 타고 만다”, “겨울에는 훨씬 자주 충전해야 하는데 오른 요금으로 겨울에 충전할 생각 하면 지금 차 팔아버리고 싶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업무용으로 전기화물차를 구매해 장거리를 운행하는 차주들은 충전요금 인상 타격을 많이 받는다”며 “충전요금 인상이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기차 전담 부서를 신설해 관련 정책을 촘촘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향후 충전요금이 계속 인상되더라도 소비자가 전기차에 매력을 느낄만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허정철 한국튜닝산업협회 사무처장은 “전기차 전용 주차 공간확보 및 배터리 교체 지원 등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하고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한데, 정부가 지원책 구성에 힘을 많이 쏟지 않는 것 같다”며 “관련 부처를 통일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전기차 정책을 관리하는 부서는 환경부, 산업부, 국토교통부이다. 여기에 기획재정부도 전기차 예산 책정 관련 일부 업무를 담당한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충전이 끝났는데도 충전기를 빼지 않고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는 차주에게 점유료를 부과하자고 환경부에 제안한 적이 있었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 중인 충전방해금지법과 충돌한다는 이유였다. 그는 “포럼을 열고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려고 해도 얽힌 부서가 많아 어렵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김 협회장은 “전기차 충전, 전기차 보조금,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 전기차 관련 업무 담당이 부서·과별로 모두 쪼개져 있다”며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둘째치고 궁금한 점을 문의하기도 어려울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특정 부처에서 정책을 만든다고 해도 관련 부서·과가 너무 많아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 대책을 구성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생기면 효율적으로 전기차 관련 정책을 논의하고 시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협회장은 “현재 업무용 전기화물차를 주행하는 사람들은 충전요금이 인상되면 다시 내연기관차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전담 부서를 신설해 전기차 시장이 후퇴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정부는 별다른 정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검토 중인 충전요금 인상안이 확정되고 시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여론이 만들어지면 그 때 다른 정책을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2030년 무공해차(전기 및 수소차) 보급 450만대·전기차 충전기 123만기 이상 설치’를 목표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