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건전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분기 말 연체율이 2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상황에서 고금리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어서다.
26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은행 건전성 위협요인·향후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분기별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3월 말에는 0.33%로 2020년 6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연체율도 지난 3월 말 기준 5.1%로 2017년 6월 말 이후 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신용카드사 연체율 역시 지난해 말 상승세로 전환했다.
금융권의 건전성 악화는 고금리에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데 원인이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물론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장금리가 크게 뛰었고 이러한 금리상승 부담이 돈을 빌린 가계와 기업에 전가된 영향이다. 특히 급격한 금리인상은 코로나19 기간 빚으로 버텨온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이 점차 증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아졌다”면서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이들이 버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위 ‘한계기업’으로 불리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2022년 35.1%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30.9%)보다 높은 수치다.
문제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리인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미국 역시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연준 목표치인) 2%로 낮추는 과정은 갈 길이 멀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은행 등 금융권이 고금리 장기화 상황에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경기회복이 늦어질 경우 부실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내 은행들은 그간 건전성이 개선돼왔기 때문에 건전성 악화라는 상황이 익숙하지 않겠지만, 수익이 많이 늘어난 지금이 오히려 리스크를 축소할 좋은 기회라는 점을 인식하고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