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권의 ‘신남방 정책’으로 많은 은행들이 현지 진출했던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부진을 면치 못하다 최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흑자 전환, 순이익 증가 등 전반적인 경영지표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진출한 인도네시아 지역 법인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은행에서 진출한 인도네시아 법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KB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이다. KB부코핀은행은 국민은행이 지난 2018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이다. 115개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내 상업은행 중 자산 규모 19위권 수준의 중대형 규모 은행이다.
국민은행은 현지 소형 은행을 사들여 해외시장에 진입하는 다른 국내 은행과 달리, 중대형 은행인 부코핀을 인수해 광범위한 영업망을 기반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실 여신 증가 여파로 지난해까지 적자가 지속돼왔다. 실제 부코핀은행의 순손실은 △2020년 434억원 △2021년 2725억원 △지난해 8021억원 매년 증가해왔다. 부코핀을 살리기 위해 KB국민은행이 투입한 금액만 1조8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KB부코핀의 당기순이익은 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44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됐다. 부코핀은행이 반기 기준으로 흑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선제적으로 적립했던 대손충당금의 기저 효과와 더불어 부실여신을 대량 매각하면서 발생한 매각이익이 일부 반영됐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코핀의 상반기 흑자는 충당금 전입 등 일회성 효과로 연간 흑자는 확신하긴 어렵다”면서도 “당초 계획인 2025년까지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KB금융그룹 회장으로 낙점된 양종희 내정자도 취임 후 최우선 과제 관련에 대해 부코핀 정상화를 꼽았다. 양 내정자는 “KB부코핀은행은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며 “방향성, 비용 절감 측면에서 틀은 잡고 있는데 새롭게 영업력을 강화한단 측면에서 새로운 인력 배치, 정보기술(IT)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실적이 꾸준히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지역 총 3국가(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에 진출했는데, 올해 상반기 우리소다라은행 순이익은 345억원으로 108억원(45.8%) 늘어나며 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베트남우리은행은 304억원을 기록해 65억원(27.3%) 성장했다. 캄보디아는 212억원으로 88억원(-29.3%) 역성장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인도네시아 지역 법인 고객과 소다라은행의 리테일 고객이 합쳐지면서 균형감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가 구축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베트남우리은행도 우리소다라은행 모델을 따르기 위해 기업금융 대비 낮은 리테일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하나은행에서도 인도네시아 실적이 안정적으로 증가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상반기에 순이익 194억88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으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2022년부터 다시 실적이 늘고 있다. 실제로 하나 인니 법인의 순이익 규모는 2020년 475억4600만원에서 2021년 175억20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가 2022년 515억6300만원으로 반등한 상황이다.
하나은행의 인니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요인은 ‘라인뱅크’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하나은행과 라인은 지난 2018년 10월 신주인수계약을 맺으며 디지털은행 사업을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는데, 이를 인도네시아에 출시하며 인도네시아 2030세대들을 주 고객층으로 삼아 성장세를 확보한 것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인도네시아 법인에서의 상반기 순이익이 20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한은행은 신한베트남은행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해외법인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데, 베트남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260억원으로 전체 해외법인 순익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인구가 크고, 디지털 은행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시기가 지나가며 리오프닝 효과가 동남아 지역에도 미치고 있는 만큼 점차 실적 개선세는 뚜렷해 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