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STO’ 재점화…미래에셋·신한투자 등 증권가 기대↑ 

대선 앞두고 ‘STO’ 재점화…미래에셋·신한투자 등 증권가 기대↑ 

기사승인 2025-04-18 06:28:03
쿠키뉴스 자료사진

대선을 앞두고 토큰증권(STO)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의 법제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일찍이 STO 시장에 뛰어든 증권사들의 전략에도 이목이 쏠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STO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관련 플랫폼과 제휴를 맺는 등 선제적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부동산 수익증권, 미술품, 음원 저작권 등 실물자산 기반의 조각투자 사업에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STO는 부동산, 미술품, 비상장 주식 등 실물자산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형 자산이다. 기존 자산을 소액 단위로 쪼개 투자할 수 있는 ‘조각투자’ 형태로 구현할 수 있어,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 전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아직 법제화가 되지 않아 유통이 어려운 상태다. STO 법안이 통과돼야 조각투자사들이 기초자산을 토대로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증권사를 통해 유통할 수 있다. 

그간 STO 관련 법안 논의가 국회에서 계속 지연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했지만, 오는 6월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여야 공약 설계 과정에서 STO가 의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조기 대선용 정책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의 정책 자문그룹에 STO 전문가인 김용진 서강대 교수를 영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제22회 국회 여야 모두 STO 관련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는 STO 법안이 조기 대선에서 공통 공약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올해 내 법안 통과까지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A증권사 관계자는 “토큰증권 제도화는 이번 대선의 주요 공략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가상자산 사업자 제도 정비, 가상자산 법인 투자 시장 육성, 스테이블코인 시장 허용 등 굵직한 미래 트렌드가 공약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곽경근 대기자

업계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STO는 금융산업의 미래 혁신이자 글로벌 트렌드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회사들은 낡은 인터넷 인프라를 블록체인 인프라로 교체하고 있다. 자산토큰화 시대는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역시 글로벌 트렌드와 발 맞춰 토큰증권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자산토큰화의 핵심은 금융투자 시장의 글로벌 연결.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국경 없는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토근증권 산업이 뒤처지면 글로벌 금융의 미래 트렌드에서 제외되고 고립되어 금융 경쟁력은 과거와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저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증권사 관계자는 “해외는 부동산, 펀드 등에 대한 STO가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는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받은 업체 위주로 사업을 하는 수준”이라며 “STO 법제화 이후 분산원장에 증권 소유내역 기록 및 금융자산에 대한 토큰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C증권사 관계자도 “토큰증권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법과 규제와 정비되고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면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입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토큰증권 사업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은 제도화가 이뤄질 경우 즉시 사업에 착수할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토큰증권에 활용할 블록체인 메인넷 개발을 마쳤으며, 발행·유통 플랫폼도 구축을 완료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제도화가 이뤄지는 즉시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하나증권과는 발행·유통 사업을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왔고, 지난 2021년부터 토큰증권 발행을 희망하는 다양한 기업들과 상품 구성을 논의해왔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토큰증권과 관련해 △블록체인 기반의 금전 채권 신탁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 △항공기엔진 신탁수익증권 거래유통서비스 등 혁신금융서비스 2건을 준비 중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뱅카우(한우) 열매컴퍼니(미술품) 서울옥션블루(미술품) 등 투자계약증권에 대한 계좌관리기관 서비스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다양한 사항을 고려해 플랫폼 착수를 계획하고 있다”며 “시행령 및 실효 시점을 감안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해 중장기 플랜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증권도 지난해 STO 전담 인력을 구성하고 법제화 및 현행 규제 가이드라인에 맞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STO 플랫폼 구축을 마쳤으며, 키움증권·IBK투자증권 등은 코스콤과 토큰증권 발행 공동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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