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배당 확대에 웃음 짓는 고배당 ETF, 대선 수혜도 ‘부각’

분기배당 확대에 웃음 짓는 고배당 ETF, 대선 수혜도 ‘부각’

1분기 韓 상장사 영업익 전년比 23.47%↑…“하반기 부진 가능성”
이익 증가율 둔화 전망, 고배당 ETF에 ‘유리’
상장사 1분기 분기배당 5조 넘겨…고배당 ETF 매력도↑
대선 후보 ‘배당소득 분리과세’…“주주 세금부담 줄어 호재 요인”

기사승인 2025-05-27 06:00:11 업데이트 2025-05-27 09:28:41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상장기업의 실적 불확실성 우려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검증한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선 후보들이 배당소득의 세금을 낮추는 공약을 내놓고 있어 호재 요소도 다분한 상황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기업 636개(금융업 등 제외)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6조9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업을 포함한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31조5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2%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 국면에도 일부 선방한 실적을 시현한 셈이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지난 4월초 트럼프 행정부의 무분별한 상호관세 부과 정책 발표 이후 나타난 관세 유예 조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원·달러 환율 변동 등 다양한 매크로 변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관세 실효 구간임을 감안하면, 실적에 대한 관세의 영향은 시차를 두고 가시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 모멘텀 부진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이익 증가율 둔화 전망은 국내 고배당 ETF에 호재로 작용한다. 주요 편입 종목인 금융업이 타 업종 대비 관세 영향에 자유로울 뿐 아니라,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국내 고배당주의 배당 성장률이 높아져서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이익 성장이 꺾이기 시작하면,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현금흐름이 검증된 고배당주의 매력도가 올라간다”라고 분석했다. 

이미 국내 고배당 ETF의 수익률은 해외 주요국 고배당 ETF를 웃돌고 있다. 대표 상품인 한화자산운용의 PLUS 고배당주 ETF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이달 들어 5.74%의 수익률을 냈다. 이는 미국의 대표 배당성장 ETF인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 Schwab US Dividend Equity)’의 2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5월 수익률인 0.70%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PLUS 고배당주 ETF는 순자산총액이 연초 4574억원에서 23일 종가 기준 7581억원으로 66.7% 급증하기도 했다. 

현재 운용업계는 국내 고배당 ETF 상품 출시에 집중한 상태다. 일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일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를 신규 상장했다. 해당 상품은 국내 고배당 우량주 30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월배당 ETF다. 분배금은 오는 7월부터 매월 중순(15일 예정) 일정한 금액을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은 상장 첫날 117억원이 넘는 순매수세로 ETF 전체 상품(레버리지·인버스 제외) 개인순매수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투자업계는 국내 고배당 ETF 상품에 대한 매력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우선 국내 상장사들의 분기 배당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점이 꼽힌다. 국내 증시 상장사 가운데 올 1분기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곳은 총 26사로 확인됐다. 배당금 총액은 5조1692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1개사, 배당금 4조7021억원보다 기업수는 19%, 배당금 총액은 10% 증가한 규모다.

1분기 배당 상장사는 POSCO홀딩스(주당 2500원), KB금융(912원), SK텔레콤(830원), 신한지주(570원), 두산밥캣(400원), SK하이닉스(375원), 삼성전자(365원) 등이다. 아울러 HD현대마린솔루션(700원), BNK금융지주(120원), 젝시믹스(100원), 폰드그룹(50원) 등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도입했다.

특히 대선 후보들이 증시 활성화를 위한 공약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내세운 점도 호재 요인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배당소득에 대해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초과 소득에 대해서는 20% 분리 과세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관련 내용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이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법인의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 세율로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배당소득에 대해 15.4%(지방세 포함) 세율로 원천징수를 하고 있다. 연간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경우, 종합소득에 합산해 누진과세 최대 49.5%가 적용된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경우 기존과 동일한 15.4%의 세율을 유지한다.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는 22%, 3억원 초과는 27.5%의 세율로 분리 과세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주 친화적 대선공약 등은 향후 국내 배당주 ETF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주주들의 세금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고배당 ETF 상품이 수혜를 입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월 배당 ETF 상품이라고 해서 더 많은 배당을 주지 않아서다. 이에 월 배당 ETF에만 투자하기보다 상품을 통해 확보한 배당금에 대한 투자 방향이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 배당 ETF가 유행하는 상황이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해당 상품만 특이하게 더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배당 자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지 여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단순 배당금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큰 메리트가 없다”면서 “예를 들어 배당금을 통해 타 상품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확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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