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형제 살인’ 계획한 차철남 “인생 망했다” 생각에 집주인도 습격

‘중국인 형제 살인’ 계획한 차철남 “인생 망했다” 생각에 집주인도 습격

기사승인 2025-05-27 15:39:12
차철남이 지난 2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시흥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시흥에서 중국인 형제 두 명을 살해하고 다른 두 명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혐의로 구속된 중국인 차철남이 인생이 망했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차철남이 피습한 두 사람은 자신이 셋방으로 거주한 자택의 주인과 인근 편의점 여주인이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형제를 살해한 뒤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문득 오래 전 내 험담을 하고 다닌 편의점 여주인이 기억나 칼로 찔렀다”며 “집주인은 평소 내게 반말을 하는 등 하대해 기분이 나빴던 것이 떠올라 공원에서 기다리다 찔렀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철남은 지난 19일 오전 9시36분쯤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업주인 6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A씨는 안면부와 복부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차철남이 범행 전후에 탑승했던 차량의 차적을 조회한 뒤 같은 날 오전 11시쯤 차주인 50대 중국인 B씨의 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B씨가 아닌 다른 50대 중국인 C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또 같은 날 오후 1시23분쯤 앞서 범행이 벌어진 편의점에서 1.3㎞가량 떨어진 공원 주차장에서 70대 D씨가 피습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D씨를 공격한 범인의 인상착의는 차철남과 유사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2시쯤 차철남의 자택에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시신으로 발견된 B와 C씨 형제는 지난 17일 오후에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차철남은 19일 오후 7시24분 시화호 인근 노상에서 검거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B씨와 C씨 형제와는 13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3000만원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아 이용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5월부터 이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흉기를 구입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다”라고 진술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27일 차철남을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한편 차철남은 1997년 우리나라에 처음 입국해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지내다가 2002년 출국했다. 2012년에 다시 입국한 뒤에는 13년간 합법 체류 신분으로 살아왔다. 그는 국내에서 특별한 직업 없이 일용직에 종사하거나 이웃 주민들이 버린 물건을 중고거래 앱으로 판매하며 생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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