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실마을이 감성을 풍부하게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4일 영양군에 따르면 능선이 맞닿은 골짜기에 자리한 이 고즈넉한 주실마을은 이름처럼 ‘시(詩)의 방’이 돼 잊혔던 문학의 향기를 다시 불러낸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진 이곳은, 산세를 배경으로 펼쳐진 넓은 들판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마을 중심에는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지훈문학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유년 시절부터 광복 이후의 격동기, 그리고 가족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조지훈 시인의 일생을 아우르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시인이 쓰던 문갑과 모자, 장갑, 담배파이프 같은 생활 소품들도 함께 전시돼 있어 시인 조지훈뿐만 아니라 인간 조지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문학적 지조를 강조한 그의 대표적 평론 ‘지조론’을 통해 비춰지는 강직한 정신은, 일제강점기에도 ‘창씨개명’을 거부했던 주실마을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실마을은 단순한 문학관광지를 넘어, 한옥스테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마을을 따라 늘어선 고택들과 쏟아지는 별빛 아래에서의 여름밤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된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주실마을은 고택과 서당, 지훈문학관, 시공원, 시인의 숲 등 민족의 얼이 살아있는 소중한 문화자원을 간직한 곳”이라며 “다가오는 여름, 나무 내음 가득한 한옥에서 별을 헤아리며 지친 일상을 치유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훈문학관의 전시 해설은 사전 신청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