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은행 연체율 ‘껑충’…자영업자·가계 울상

내수부진에 은행 연체율 ‘껑충’…자영업자·가계 울상

가계·자영업자·기업대출 연체율, 9~11년 만 최고 수준

기사승인 2025-06-16 10:40:35
서울 시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기업과 가계가 급속히 늘고 있다. 특히 가계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부실 지표는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말 기준 전체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평균은 0.49%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말(0.44%)보다는 0.05%포인트(p) 올랐고, 지난해 12월 말(0.35%)과 비교해도 0.14%p 높아졌다.

대출 주체별 연체율을 보면 △가계 0.36% △대기업 0.18% △중소기업 0.71% △전체 기업 0.6%다. 지난해 말보다 각 0.07%p, 0.17%p, 0.22%p, 0.20%p 뛴 수치다.

특히 경기 부진에 가장 취약한 계층인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 징후가 더욱 뚜렷해졌다.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5월 말 기준 0.67%로 한 달 만에 0.06%p가 올랐고, 지난해 말(0.48%)보다 0.19%p 상승했다.

가계·자영업자·기업대출의 부실 위험 지표는 9~11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A은행의 5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연체율(0.56%)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0.49%)은 내부 시계열 확인 결과 각 2014년 6월 말(0.59%), 2014년 9월 말(0.54%) 이후 각 10년 11개월,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가계 연체율(0.33%)도 2014년 6월 말(0.34%) 이래 최고였고, 중소기업(0.61%)과 전체 기업(0.52%) 연체율도 각 2014년 9월 말(0.68%), 2015년 9월 말(0.5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B은행 역시 5월 말 개인사업자 연체율 0.57%를 기록하며 2014년 9월 말 이후 가장 높았고, 전체 원화 대출(0.42%)과 전체 기업(0.52%) 연체율 모두 2016년 9월 말(0.44%·0.61%)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였다.

이외 C은행의 전체 원화대출(0.49%)과 중소기업(0.75%) 연체율, D은행의 가계 연체율(0.32%)과 NPL 비율(0.35%) 모두 2016년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은행권은 대출 부실화의 배경으로 장기간 지속된 경기 불황을 꼽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계속된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정책 영향 등에 따른 수출 감소 등 대내외적 상황이 모두 안 좋아 상환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태”라며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실 대출 지표가 특히 안 좋다”면서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은 이상 한동안 부실 대출이 계속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다인 기자
daink@kukinews.com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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