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4일 (3)
아산 신창맹씨 부인에게...“분과 바늘, 사서 보내네”

아산 신창맹씨 부인에게...“분과 바늘, 사서 보내네”

5일 고불맹사성기념관 ‘온양댁’ 특별전
대전 출토 복식과 15세기 한글편지 전시
“부인은 맹사성의 고손” 족보 통해 확인

승인 2025-11-05 07: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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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 군관으로 나간 남편이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회덕 본가의 신창 맹씨 '온양댁'에게 보낸 한글 편지.  아산시

15세기 말 함경도 군관으로 나간 30대 젊은 남편이 대전 회덕 본가의 부인에게 편지 2통을 보냈다. 그 편지가 친정인 아산시 고불 맹사성기념관에서 전시된다. 부인은 신창 맹씨 맹사성의 고손이다.

한 통은 군관으로 부임해 가면서 부인에게 안부와 함께 농사와 소작 등의 여러 가정사를 두루 챙기는 내용이다. 또 한 통에는 당시 군관이 입는 철릭을 보내달라는 이야기와 부인을 위해 분과 바늘을 사서 보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분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집에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꼬. 울고 가네. 어머니 잘 모시고 아기와 함께 잘 계시소. 내년 가을에나 나오려고 하네.”

 ‘온양댁 신창맹씨’ 특별전에서는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이 한글 편지와 함께 신창맹씨 부인묘에서 출토된 복식유물을 볼 수 있다. 특별전은 5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부인 묘는 2011년 5월 대전 유성구 금고동의 안정 나씨 종중 묘 이장 과정에서 발견됐다. 발굴 당시 명정에 ‘신창 맹씨’라는 글씨가 또렷이 남아 있었으며, 한글 편지에는 ‘회덕 온양댁’이라 쓰여 있었다. 그동안 묘 주인공의 남편이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인 것은 확인되었으나, 신창 맹씨의 본가 내력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선 고불맹사성기념관이 소장한 신창 맹씨 대동보(大同譜, 영조 38년 1762년)를 통해, 부인이 조선 초기 문신 맹사성의 증손 맹석경(孟碩卿, 1430~1480)의 딸임이 처음 확인됐다. 이를 통해 신창 맹씨가 온양 출신 여성으로 맹사성 가문의 일원임이 밝혀졌다.

복식 유물과 한글 편지는 대전시립박물관 소장품이다. 한글 편지는 신창 맹씨의 머리 윗부분에서 여러 번 접힌 상태로 수습됐다. 이 편지는 한글이 사용된 시기와 서체의 특징, 표현된 감정이 당시의 사회와 언어생활을 생생히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복식 유물은 저고리, 치마, 바지, 장의 등 16세기 여성복으로 조선 전기 복식의 구조와 소재를 잘 보여준다. 이 밖에 명주로 만든 지요(관에 까는 요), 무명 솜베개, 삼으로 엮은 돗자리 등의 유물들도 전시된다. 관람 문의 고불맹사성기념관(041-541-5330).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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