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5일 (1)
문경시, ‘기능성 온천장’ 주먹구구식 매입…혈세 낭비 논란

문경시, ‘기능성 온천장’ 주먹구구식 매입…혈세 낭비 논란

승인 2026-04-08 09:28:02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기능성 문경온천의 간판은 떨어져 나갔고, 출입문은 굳게 닫힌 채 방치돼 있었다. 해당 온천은 2015년 박인원 전 시장이 운영하는 문경종합온천에 매각된 이후 현재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다. 노재현 기자 

문경시가 기능성 온천장을 재매입(본지 4월 7일자 보도)하는 과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 전 사업성을 분석하는 연구 용역도 없었고, 매입 후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매입만을 목표에 두고 짜맞춰진 각본대로 움직였다는 의혹 제기와 함께  혈세 낭비 논란이 커지면서 문경시의 미숙한 행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8일 쿠키뉴스가 입수한 ‘문경 기능성온천 활용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와 문경시의 ‘시립문경요양병원 기능 강화를 위한 기능성온천장 매입 추진계획’에 따르면, 문경시는 지난 2023년 6월 장기간 폐쇄된 ‘기능성 온천장’을 18억 910만원에 재매입했다.

해당 온천장은 1996년 온천시욕장으로 조성된 뒤 2006년 기능성 온천으로 전환됐다. 이후 경영난을 겪다가 2015년 1월 박인원 전 시장 소유의 문경종합온천에 매각됐다. 

그러나 매각 이후 운영은 중단됐고, 시설은 10년 가까이 방치되면서 노후화가 심각해졌다.

문경시는 재매입 필요성으로 고령화에 따른 요양병원 수요 증가, 고속철 개통에 따른 수도권 인구 유입 기대, 민간 요양병원 개원에 따른 경쟁력 강화 필요성 등을 제시했다. 

또 시립문경요양병원과 기능성 온천장이 같은 부지 안에 위치해 있고, 병원 지하 기계실을 공동 사용하고 있어 별도 소유 상태가 유지될 경우 시설 운영에 불편이 크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시립문경요양병원은 전체 대지면적 8030㎡ 가운데 6288㎡(78%)를 차지하고, 기능성 온천장은 1742㎡(22%) 규모다.

두 시설은 같은 부지 안에 맞물려 있어 향후 재산권 행사 과정에서 민간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한 구조였다.

문경시는 온천장을 매입한 뒤 재활치료실과 수치료실, 건강관리실, 환자 보호자 쉼터 등을 설치해 병원 기능을 강화하고, 향후 감염병 대응시설로도 활용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그러나 문제는 매입 전 단계에서 사업성과 운영 방안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문경시가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재활·웰니스센터, 복합문화체육센터, 생활문화·커뮤니티센터 등 여러 활용안을 검토했지만 대부분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용역은 철거를 최소화하고 기존 설비를 활용하는 조건에서도 재활·웰니스센터 조성에 약 28억 3000만원, 생활문화·커뮤니티센터 조성에 약 25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두 안 모두 비용 대비 편익(B/C)은 1에 근접했을 뿐 순현재가치(NPV)는 마이너스, 내부수익률(IRR)은 4.5%를 밑돌아 사업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체 또는 상당 면적을 활용하는 방식은 재정 부담에 비해 편익이 제한적이라며 “무리한 투자보다 잠정 폐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까지 제시했다. 

용역은 “사업타당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추진을 피하고, 향후 인구구조 변화와 보건의료정책, 지역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활용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일부 최소 규모 활용안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용역은 기존 온천시설 중 일부 공간만 활용하는 ‘재활치료실 (B안)’의 경우 417㎡ 규모로 사업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B/C가 1 이상, NPV와 IRR도 기준치를 넘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존 병원 내 재활치료실과 기능이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결국 용역은 “현 시점에서는 잠정 폐쇄 유지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규모 리모델링이나 철거, 신규 시설 조성에 따른 초기 투자비와 장기 운영비 부담을 피하고, 향후 여건 변화에 따라 활용 방향을 재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견해다.

이에 시민단체는 문경시의 주먹구구식 행정과 함께 재매입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윤기 문경시민온천살리기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015년 적자를 이유로 민간에 매각했던 시설을 8년 뒤 다시 세금으로 사들인 이유를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결국 민간에 넘겼다가 다시 공공이 매입하면서 행정의 일관성도 잃고 시민 혈세만 낭비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과거 갈등 관계였던 전·현직 시장 간 거래가 반복되면서 “결국 특정인을 위한 거래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경시가 기능성 온천장 재매입 추진 과정과 사업성 검토, 향후 운영계획 전반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재현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