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기점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연구개발(R&D) 단계를 벗어나 현장에서 수익을 내는 '상업적 임계점'에 진입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 ‘기계기술정책 제122호-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원년, 글로벌 동향과 정책 과제’를 8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 인공지능(AI)이 화면 밖으로 나와 물리적 신체를 얻는 피지컬 AI 시대가 개막했음을 제시하고,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수익을 얼마나 빠르게 창출하느냐가 핵심 경쟁 기준으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테슬라의 옵티머스, 유니트리의 G1 등 양산형 로봇이 등장하면서 공장과 가정에 즉시 투입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자동차 생산 설비 일부를 중단하고 로봇 양산 거점으로 전환, 로봇을 보조 도구가 아닌 주력 제품으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로봇 시장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지난해 1만 8000대 수준에서 2030~2035년 사이 연간 10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2035년 판매량이 210만 대에 달하는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2060년 글로벌 로봇 보급은 30억 대에 달하며, 이 중 가사 도우미 같은 가정용 로봇이 약 3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제조원가의 급격한 하락이 로봇 상용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부품 설계를 최적화하면서 현재 대당 3만 5000달러 수준인 원가가 5년 내에 1만 3000달러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이는 대량 생산에 따른 ‘라이트의 법칙’ 효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니트리는 1년 만에 제품 가격을 9만 달러에서 5900달러 수준으로 낮추며 상용화 문턱을 크게 낮췄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치사슬은 하드웨어, 지능, 데이터 세 축으로 움직인다.
하드웨어의 핵심은 관절 구동 장치(Actuator)와 로봇손이다.
액추에이터는 사람 근육처럼 로봇 팔다리를 정밀하게 움직이는 부품으로 전체 원가 약 70%를 차지한다.
지능 분야에서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해 로봇이 사람 말을 알아듣고 행동하게 한다.
특히 시각·언어·행동(VLA) 알고리즘과 감각 정보를 행동으로 바로 바꾸는 신경망 기술(E2E)이 로봇 자율성을 결정한다.
데이터 분야에서는 가상 공간에서 미리 연습한 내용을 실제 로봇에 이식하는 심투리얼(Sim-to-Real)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로봇의 글로벌 패권 경쟁은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는 양상이다.
미국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와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술 표준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중국은 140여 개 기업이 참여한 대규모 양산 체제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공개된 신규 휴머노이드 모델의 약 70%가 중국 기업제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반도체, 배터리, 통신인프라 등 제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AI 원천기술과 부품 자립도는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대응 전략으로 액추에이터와 제어 시스템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하는 기술 자립화와 오픈AI 및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AI 파운데이션 모델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는 국제 협력의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제 표준 대응과 규제 혁신, 공공수요 창출을 통해 초기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계연은 이를 실행하기 위해 ‘자율성장 AI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을 중심으로 양산형 표준 플랫폼, 자율성장 AI 브레인, 개방형 데이터 팩토리 구축을 추진 중이다.
특히 자체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카이로스(KAIROS)’를 내년에 1차로 공개하고, 2030년 고도화 버전 출시를 목표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김희태 기계연 선임연구원은 “이제는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수익을 창출하느냐가 핵심”이라며 “2030년까지가 패권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인 만큼 제조 강국의 강점을 활용한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기계연은 학술지 ‘기계산업연구’에 수록할 원고를 오는 17일까지 공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