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8일 (5)
[쿠키과학] ‘많을수록 더 균일해진다’… KAIST, 나노입자 상식 뒤집어

[쿠키과학] ‘많을수록 더 균일해진다’… KAIST, 나노입자 상식 뒤집어

KAIST–스탠퍼드 공동연구 ‘성분 집중 현상’ 최초 규명
금속 간 상호작용이 구조 정렬 유도, 균일성 확보 원리 제시
암모니아 분해 촉매 효율 루테늄 대비 4배 향상
수소 생산·이산화탄소 전환 공정 설계기준 변화 기대

승인 2026-05-08 10:20:14
쟁적 반응성을 이용한 다성분 나노입자 형성과 수소 촉매 응용 개념도. KAIST
쟁적 반응성을 이용한 다성분 나노입자 형성과 수소 촉매 응용 개념도. KAIST
(상단)원소 수 증가에 따른 조합 수 증가 (하단)성분 집중 현상. KAIST
(상단)원소 수 증가에 따른 조합 수 증가 (하단)성분 집중 현상. KAIST
여러 금속을 섞을수록 입자가 불균일해진다는 기존 나노소재 상식이 뒤집혔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팀은 미국 스탠퍼드대 마테오 카르넬로 교수팀과 공동으로 다성분 나노입자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분 집중(Composition-focusing)’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나노입자 합성 과정에서 원소 종류가 늘어날수록 입자 크기와 조성이 일정해지는 원리를 밝혀 고성능 촉매 설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나노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초미세 입자로, 반도체와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다.

최근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여러 금속을 동시에 포함하는 다성분 구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그러나 금속마다 반응 속도가 달라 입자 크기와 조성이 불균일해지는 문제가 있어 제어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금속 원소가 늘어날수록 특정 조성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성분 집중 현상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서로 다른 금속 원자들이 결합할 때 먼저 자리 잡은 원자가 뒤따라오는 원자가 더 쉽게 붙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경쟁적 반응성이 원자들이 무작위로 섞이는 것을 막고 층층이 질서 있게 쌓이도록 유도해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이 원리를 적용해 제작한 5가지 금속과 다성분 나노입자 촉매는 수소 생산을 위한 암모니아 분해 반응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상단) 5원소 나노입자 형성 메커니즘과 (하단) 촉매 성능 비교. KAIST
(상단) 5원소 나노입자 형성 메커니즘과 (하단) 촉매 성능 비교. KAIST
현재 산업 현장에서 표준으로 사용하는 루테늄(Ru) 촉매보다 효율이 약 4배 높았고, 900°C 고온에서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 강력한 내열성을 확보했다.

이번 합성 방식은 작은 금속입자를 먼저 만든 뒤 다른 금속 원자를 차례로 붙여 키우는 종자 매개 합성법을 기반으로 한다.

복잡한 화학 반응 환경을 오히려 균일한 구조를 만드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정 석좌교수는 “나노입자 합성에서 예상치 못한 역설적 현상을 발견하고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금속 조성을 자유롭게 설계해 이산화탄소 전환이나 수소 생산 등 친환경 에너지 공정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고성능 촉매 개발에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윤지수 KAIST 박사과정과 오진원 스탠퍼드대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수행했고, 서울대와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F)가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7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논문명: Competitive reactivity drives size- and composition-focusing in multimetallic nanocrystals)




(왼쪽부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윤지수 박사과정생, 스탠포드대학교 재료공학과 오진원 (Jinwon Oh) 박사,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 스탠포드대학교 화학공학과 마테오 카르넬로(Matteo Cargnello) 교수.
(왼쪽부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윤지수 박사과정생, 스탠포드대학교 재료공학과 오진원 (Jinwon Oh) 박사,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 스탠포드대학교 화학공학과 마테오 카르넬로(Matteo Cargnello) 교수.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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