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3일 (6)
‘2형 당뇨’ 치료 패러다임 변화…“혈당 넘어 심혈관·신장 위험까지 관리 중요”

‘2형 당뇨’ 치료 패러다임 변화…“혈당 넘어 심혈관·신장 위험까지 관리 중요”

HbA1c 6.5% 미만 혈당 조절 32% 불과
약제 변화…메트포르민→GLP-1RA·SGLT-2 억제제
“여러 질환 포괄적 치료하는 추세”
‘당뇨병 용제 일반원칙’ 발목…“재정 절감 기대”

승인 2026-04-14 17: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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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개최된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실태’ 주제 미디어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제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이 혈당 조절을 넘어 심혈관계·신장 질환 등 합병증 위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당뇨병 합병증은 환자의 치료 부담 증가와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만큼, 당뇨병 치료는 동반질환과 합병증을 함께 관리하는 환자 중심의 ‘맞춤형 통합 치료’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류영상 조선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14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개최된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실태’ 주제 미디어세션 발표를 통해 “2형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 및 콩팥병 등 다양한 동반질환과 합병증 위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편적인 혈당 수치 관리에서 벗어나 환자 개개인의 질병 상태를 고려한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점진적인 인슐린 분비 결함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국내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2021~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환자는 약 533만 명,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약 1400만 명에 달한다.

당뇨병 환자의 병에 대한 인지도는 높은 편이지만, 혈당 조절 정도는 그에 못 미친다. 국내 당뇨병 유병자 중 질환을 진단받은 비율(당뇨병 인지율)은 약 74.7%로 높은 편이지만, 당화혈색소(HbA1c) 6.5% 미만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 비율(당뇨병 조절률)은 약 32.4%에 불과하다.

당뇨병은 단순 만성질환으로 여겨지지만, 심혈관계·신장 질환의 진행을 가속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당뇨병 환자의 지속적인 고혈당 상태는 미세혈관 및 대혈관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심뇌혈관 질환 또는 말기 신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당뇨 환자의 전체 사망 위험은 정상인 대비 약 1.55배 높고, 당뇨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 대비 삶의 질 저하 위험이 약 1.5~3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합병증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당뇨 동반질환의 통합 관리가 중요하지만, 미숙한 실정이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은 고혈압(59.6%), 고콜레스테롤혈증(74.2%), 비만(52.4%) 등 한 가지 이상의 동반질환을 보유하고 있으나, 동반질환 통합 관리율은 약 15.9%에 불과하다. 동반질환 관리와 합병증 위험 예방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류 교수는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인구가 상당히 많지만, 실제로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까지 모두 목표 범위 내로 조절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며 “이는 당뇨병 관리가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보다 다각적인 전략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제2형 당뇨병은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여러 위험요인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혈당만 관리해선 충분하지 않고, 동반질환과 합병증 위험까지 함께 살피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당뇨병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으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환자 개개인의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접근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존 ‘메트포르민’ 중심의 당뇨병 치료 약제도 ‘GLP-1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억제제’ 등 치료 옵션이 다양해졌다. 국내외 학회 가이드라인에선 메트포르민을 필수적인 1차 치료 약제로 권고하지 않고 있으며, 환자 개개인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과 함께 GLP-1RA, SGLT-2 억제제 등 최신 치료 옵션을 통한 합병증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겐 GLP-1RA 등 체중 감소 효과가 있는 혈당 강하제를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경우 지난해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2형 당뇨병에서 메트포르민을 1차 치료 옵션에서 삭제하고, 일반적인 당화혈색소 목표는 6.5% 미만으로 설정했다. 강력한 혈당 강하가 필요한 경우엔 주사제를 고려하고, GLP-1RA를 ‘기저 인슐린’보다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죽상경화 심혈관계 질환(ASCVD)을 동반한 경우엔 GLP-1RA, SGLT-2 억제제의 사용을 우선 권고했다. 만성 신장 질환(CKD)을 동반한 경우에도 SGLT-2 억제제의 사용을 우선 권고하며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GLP-1RA를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조윤경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개최된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실태’ 주제 미디어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노보노디스크 제공

조윤경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고령 환자나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긴 환자에선 과도한 혈당 조절이 저혈당을 유발하고, 오히려 심혈관질환이나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치료 목표를 다시 고민하게 됐다”며 “이후 저혈당 위험은 낮추면서도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가 있는 약제가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단순한 혈당 강하를 넘어 환자의 예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약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혈당 조절 뿐 아니라 혈압, 체중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도 일반인보다 훨씬 엄격하게 조절해야 하며, 비만이 있으면 체중 감량 역시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된다.

조 교수는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여러 질환을 포괄적으로 치료하는 추세로 변화하면서 다양한 약제들을 우선 적용하는 것으로 가이드라인이 변화하고 있다”며 “혈당, 체중, 심혈관계 위험 요인 등 합병증을 통합 관리하는 환자 중심의 포괄적 접근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GLP-1RA 약제를 환자에게 사용하려고 해도 까다로운 급여 기준이 발목을 잡는다. 국내에선 GLP-1RA 당뇨 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이 지난 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받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이면서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계열 약제를 2~4개월 이상 병용투여해도 당화혈색소 수치가 7% 이상인 환자 중 BMI(체질량지수)가 25㎏/㎡ 이상 또는 인슐린 요법을 할 수 없는 경우다. 환자는 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오젬픽 3종 병용요법 시 급여가 인정되고 이를 통해 혈당이 개선되면 2종 병용요법(메트포르민+오젬픽)에도 급여를 적용받는다.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옛날에 만들어진 ‘당뇨병 용제 일반원칙’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과 달리 당뇨병 진단 후 처음 쓰는 약이 여전히 메트포르민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금 제도상 당뇨병 진단 직후 메트포르민을 우선 사용해야 한다. 부작용이 생기면 다른 약제로 바꿀 수는 있지만, 2형 당뇨 치료 출발 자체를 메트포르민으로 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셈”이라며 “오래된 당뇨병 용제 일반원칙이 지금의 급여 체계와 처방 구조를 사실상 묶어두고 있고, 이로 인해 환자 상태에 맞춘 치료 선택이 제약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회도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며 “일부 의견 접근도 있었지만, 실제 제도 개선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당뇨병 용제 일반원칙이 개편된다면 건강보험 재정 절약과 다제약물 복용 문제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2형 당뇨로 인한 투석이나 합병증 치료에 들어가는 의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재정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정부 입장에선 초기에 투입해야 하는 재정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급여 확대를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문제를 단계적으로 어떻게 풀어갈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신대현 기자 프로필 사진
신대현 기자
보건복지, 제약바이오 이슈를 쉽고 균형 있게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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