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2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주최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성 인정 근로기준법 개정 촉구 증언대회’에서 일하는사람기본법은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대두됨에 따라 근로기준법도 시대 변화에 맞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운전·배달 노동자의 안전 문제 우려가 잇따랐다. 플랫폼 노동자는 AI 알고리즘에 따라 업무 능력 등급이 좌우되기에 위험에 내몰리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창배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운전·배달 노동자들은 빠르게 다음 업무를 받지 않으면 알고리즘이 요구하는 점수를 채울 수 없고, 업무 등급이 하락해 결과적으로 일이 줄어드는 구조에 내몰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대리기사들이 역설적으로 생계를 위해 킥보드로 자동차 전용 도로를 달리는 목숨을 건 질주를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하반기 동안 산업재해 신청을 한 대리기사는 555건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1000명을 넘는 수준이다.
배달 노동자의 안전도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2022년부터 매년 2000건에 달하는 산재 승인 건수를 기록하며 올해 1분기를 포함해 4년 연속 산재 사상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업종이었던 건설·제조업보다도 배달 플랫폼 업체의 산재율이 높았다. 지난해 1분기 산재 발생 건수만 집계했을 때 배달의민족이 527건, ‘쿠팡이츠’가 241건으로 뒤를 이었다. 3위는 대우건설이 101건이었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근로자를 판단하는 ‘종속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근로기준법 보호 범위 밖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일하는사람기본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의 보호가 없다면 근본적 개선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애림 노동자권리연구소 소장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보호하는 법안을 따로 만드는 것은 오히려 노동자 오분류와 차별을 확산할 수 있다”며 “제정 추진 중인 일하는사람기본법으로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일하는사람기본법이 제정되더라도 해당 법안은 관계 법령에 우선 적용되지 않고 선언적 조항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해당 법안에는 ‘일하는 사람에게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계 법령을 적용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 ‘일하는 사람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비용 지원이 가능하다’ 등의 형태로 조항이 담겼다. 또 ‘사회보험 적용의 경우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내용을 준수해야 한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1953년에 제정돼 70여 년이 지난 근로기준법 개정을 촉구하면서도, 개정 과정에 시간이 소요될 경우 당장 운전·배달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적정보수 적용 등 현실적 조치를 우선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위원장은 적정보수 적용의 구체적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미 뉴욕시에서 플랫폼 배달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고, 우버 노동자의 경우 운전 시간과 대기 시간을 반영해 적정보수를 산출하는 공식을 활용하고 있다”며 “충분히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구교현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지부장은 플랫폼 내부에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고, 알고리즘의 위험성 평가를 실시할 것을 제언했다.
아울러 배달 노동자를 위한 쉼터 설치 의무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 배달 노동자에게 쉼터 제공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지만,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쉼터조차 제공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하는사람기본법은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차별과 배제 없는 일터’를 제시하면서 제정을 추진 중이다. 오는 5월 1일 노동절 이전 입법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