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0일 (0)
美, ‘이란전 비협조’ 유럽에 병력 감축·관세 인상 ‘보복’ 본격화…韓 영향은

美, ‘이란전 비협조’ 유럽에 병력 감축·관세 인상 ‘보복’ 본격화…韓 영향은

승인 2026-05-02 15:01:07 수정 2026-05-02 16:05: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 관련 도움 요청에 불응한 유럽에 대해 안보·무역 ‘보복 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에서 미군을 감축하기로 결정하고, EU(유럽연합)에서 생산된 승용차·트럭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한 것이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전쟁부)는 피트 헤그세스 장관의 지시에 따라 주독 미군 병력을 약 5000명 감축할 예정이라고 1일(현지시간) 말했다. 현재 주독 미군은 약 3만5000명~3만6000명이다. 

러시아에 맞서는 전략적 요충지인 이곳에서 미군을 약 14% 줄이는 것으로, 이 같은 감축은 6개월에서 12개월 내 완료될 것이라고 연합뉴스는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미국은 독일에 있는 병력의 감축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고한 지 이틀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독일 외에도 이탈리아·스페인 등 이란전에 비협조적이거나 비판적인 유럽 국가에 주둔한 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부터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EU가 지난해 7월27일 타결한 무역협상 이전 수준(기본관세 포함 27.5%)으로 승용차·트럭 관세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합의는 EU가 7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군사장비 구매와 6000억달러 추가 투자를 조건으로 미국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자동차 등의 품목별 관세도 15%로 일괄 인하하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우리가 완전히 합의한 무역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조치의 근거로 제시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의 갈등 관계를 감안하면 무역에 이어 안보 분야에서도 사실상 보복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주요 유럽 회원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 요청을 거절한 것 등을 “기억하겠다”며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또, ‘미국 전체가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발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향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응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파병을 요청했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영향이 어떻게 될지도 주목된다. 한국과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되,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청에는 신중론을 펼친 바 있다.

아직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국·일본과 관련해 유럽만큼 갈등이 고조됐다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 미군 철수 언급 직후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발언이 예측불가해 안심할 수 없는 만큼 외교·통상당국을 중심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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