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월 첫 거래일 5% 넘는 급등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갔다. 장중 6800선에 이어 6900선까지 연이어 뚫어내며 ‘7천피(코스피 7000)’에 성큼 다가선 모습이다.
연휴 기간 알파벳·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고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 투자심리에 불을 지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수가 5% 넘게 치솟았음에도 상승 종목 수보다 하락 종목 수가 더 많아 대형주 쏠림과 양극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2%(338.12포인트) 급등한 6936.99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6782.93에서 출발한 뒤, 점차 상승 폭을 키우며 장중 고점 부근에서 마감했다. 이날 장중 최고점은 6937.00이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3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392개 종목은 상승했다. 반면 476개 종목은 하락했고 80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하한가는 없었다.
외국인 4거래일 만에 매수우위 전환 후 4조 풀매수
수급적으로 외국인이 지수를 강하게 끌어 올렸다. 4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사흘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2조5183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지수가 급등하자 6조3338억원가량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연휴 기간 미국 증시의 강세가 코스피를 밀어 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2만5000선을 넘어섰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은 것이 호재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부장은 “지난 1일 휴장으로 인한 미국 증시 상승분을 반영하는 동시에 5일(어린이날) 휴장을 앞두고 외국인 순매수가 확대되며 상승 탄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하락도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을 구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을 공식화하고 “대표단을 통해 해당 국가들에 선박과 선원을 안전하게 빼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경계심이 다소 완화된 영향이다. 같은 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9% 떨어진 배럴당 106.1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나란히 신고가 …하이닉스 사상 첫 시총 1000조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는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급등을 주도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와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사상최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44%(1만2000원) 오른 23만2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2.52% 급등하며 그야말로 기염을 토했다. 장중 145만원을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시가총액 1031조2903억원(종가 144만7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시총 1000조원을 돌파했다.
지수 상승에 힘입어 증권주도 동반 급등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8.28% 급등하며 13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와 손잡고 이르면 다음주부터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증권(8.49%), NH투자증권(8.32%), 키움증권(6.16%) 등도 나란히 강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탄력이 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21.39포인트) 오른 1213.74에 마감했다. 역시 외국인이 6150억원 순매수 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747억원, 개인은 5227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 12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789개 종목이 올랐다. 반면 795개 종목이 하락했고 238개 종목은 보합권에 그쳤다. 하한가는 없었다.
증권가 시선은 이미 ‘7000 너머로’…“이익 상향 대비 여전히 저평가”
코스피 7000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증권가는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기업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상향 조정되면서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일우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연간 코스피 상단을 기존 8400선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9.6%로 한 달 전(17.4%)보다 높아지며 대만(20%)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와 저평가가 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5월 코스피 예상 밴드로는 6000~7200선을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부장은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지난달 말 기준 7배 초반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며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도 3월 말 666.6포인트(p)에서 4월 말 926.8포인트로 레벨업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 상승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이며, 이익 전망 상향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이익 추정치의 가파른 상향이 이어지면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일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PER은 7.1배, EPS는 927포인트 수준”이라고 짚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협상 경과, 연준 통화정책 등 외부 불확실성은 코스피 상단을 누를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