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산업에 대한 규율을 지속 강화한다. 정산대금 보호와 소비자 피해 책임 확대, 다크패턴 규제 등을 포함한 입법 지원을 통해 플랫폼 공정성 확보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과징금 상향과 형벌 체계 정비를 포함한 경쟁법 집행 전면 개편에도 나선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6일 필리핀 마닐라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제25차 국제경쟁네트워크(ICN, International Competition Network) 연차총회’ 전체회의 발표에서 “독과점과 착취적 관행의 폐해를 예방하고,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이 지속되려면 경쟁 압력을 높이는 경쟁당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며 경쟁당국의 법 집행 체계 개편과 디지털 경제 대응, 사적 집행 확대 등 주요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플랫폼 시장을 둘러싼 공정성 확보 방안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주 위원장은 “플랫폼 경제의 납품 사업자, 소비자 등 플랫폼 이용자를 보호하고 플랫폼의 착취적 불공정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며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성을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플랫폼 정산대금 보호를 핵심으로 관련 입법을 지원하고, 플랫폼의 책임 범위도 넓힌다. 주 위원장은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의 거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산대금 보호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회의 입법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플랫폼이 단순 중개를 넘어 실질적인 판매자처럼 활동한다면 소비자 피해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랫폼의 ‘다크패턴’ 등 소비자 기만 행위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그는 “과거의 관행적인 소액 과태료 부과 대신, 피해 규모에 상응하는 경제적 제재를 부과해 플랫폼이 소비자를 기만·유인하는 행위를 근본적으로 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경쟁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기민하고 강력한 법 집행 체계 구축’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공정위는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시장지배력 남용 시 과징금 상한을 현행 매출액의 최대 6%에서 20% 수준으로 높이고, 담합 등 주요 위반 행위의 과징금 하한과 반복 법위반 가중치도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일반 담합은 과징금 부과율 하한은 기존 0.5%에서 10%, 중대 담합은 3%에서 15%, 매우 중대 담합은 10.5%에서 18%까지 하한을 개정한다. 조사 불응 행위에 대해서도 전체 매출에 상응하는 과징금을 도입함으로써 조사권을 강화한다.
주 위원장은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부당 이익을 현저히 초과하는 수준으로 강화하고 규정 개정을 통해 법 위반 억제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수준의 경제적 제재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강화된 과징금을 재원으로 불공정거래 피해 구제 기금을 조성해 경제적 약자와 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실효성 없는 과도한 형벌 규정은 정비하고 신고포상금제를 활성화한다. 주 위원장은 “담합, 기술유용 등 중대 법위반 행위에 대한 형벌은 존치하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일반 불공정 행위에 대한 형벌은 폐지할 것”이라며 “이처럼 형벌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중대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밀하게 발생하는 위법행위를 효과적으로 적발하기 위해 신고 포상금의 규모와 적용대상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인력과 조직도 확충한다. 공정위는 올해 상임위원 1명을 포함해 총 167명을 증원해 조사, 경제분석, 심판관리 영역의 인력과 조직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평균 15개월 수준인 사건 처리 기간을 8개월까지 40% 단축하겠다는 목표다.
주 위원장은 세 번째 전략으로 ‘사적 집행 확대 및 단체협상력 강화’를 제시했다.
공정위는 우선 피해자 중심의 구제 수단을 확대한다. 기술탈취 등 악의적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디스커버리)’를 도입해 피해자의 입증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들이 집단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분쟁 해결 체계도 정비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특수고용직 등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검토된다. 그는 “공정위 조사에 이르기 전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대체적 분쟁해결 수단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정거래분쟁조정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소상공인, 특수고용직 등이 단체를 구성해 착취적 관행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검토 중”이라며 “경제적 약자가 경제적 강자와 협상할 때, 개별 기업이 아닌 단체로 협상할 수 있도록 단체협상에 대해서는 담합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