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바둑이 홈에서 열린 LG배 24강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했다. 한국은 중국 기사에게 5전 5패, 일본 기사에게 2전 2패를 당하는 등 중·일전에 출전한 태극전사 7명이 모두 첫 판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면치 못했다.
한국 선수단은 9일 전북 전주시 한옥호텔 왕의지밀에서 열린 제31회 LG배 기왕전 24강에서 단 1명만 생존했다. 유일한 1승조차 박하민 9단이 김은지 9단과 벌인 ‘한국 내전’ 끝에 승리한 것으로, 중국·일본 기사와 맞대결한 7판은 모두 내줬다.
한국의 유일한 24강전 승자인 박하민 9단은 김은지 9단을 상대로 301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항서를 받아내면서 16강에 올랐다. 박 9단은 이번 승리로 세계대회 본선에서 처음으로 16강 무대를 밟게 됐다.
이날 한국 바둑은 최연장자인 목진석 9단이 25년 연하의 일본 후쿠오카 고타로 7단에게 패한 것을 시작으로 박영훈 9단이 ‘일본 바둑 레전드’ 이야마 유타 9단에게 무릎을 꿇는 등 시작부터 흔들렸다.
세계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한승주 9단과 최재영 9단은 각각 중국 양카이원 9단과 리웨이칭 9단을 상대로 유리한 흐름으로 출발했음에도 역전패를 당했다. 김명훈 9단은 상대 전적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리쉬안하오 9단에게 패했고, 나현 9단은 구쯔하오 9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대회 본선에 처음 출전한 김정현 2단(99)은 중국 왕싱하오 9단을 상대로 중반까지 팽팽하게 버텼지만 거기까지였다. 김 2단은 중국 바둑 차세대 일인자로 떠오르고 있는 왕싱하오 9단을 상대로 경험과 기량의 차이를 넘지 못하고 결국 216수 만에 돌을 거뒀다.

24강을 통과한 기사 8명은 부전으로 16강에 선착한 8명과 함께 10일 오전 10시에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국가별 16강 진출자는 한국 5명, 중국 6명, 일본 4명, 대만 1명이다.
당초 한국은 홈에서 열리는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24강전에 총 13명이 출전했으나 절반을 훌쩍 넘는 8명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면서 5명 밖에 남지 않았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총 출전자 숫자가 각각 6명과 4명이었으나 24강에서 100% 생존하면서 출전 인원 그대로 16강 무대를 밟았다.
한편 16강 대진 추첨 결과, ‘디펜딩 챔피언’ 신민준 9단은 일본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을 상대로 역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LG배 2연패’를 향해 출항한다. 세계 바둑 랭킹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은 중국 리웨이칭 9단과 맞붙는다. 박정환 9단이 딩하오 9단, 변상일 9단이 이야마 유타 9단, 박하민 9단은 리쉬안하오 9단과 맞대결로 생애 첫 세계대회 8강 진출에 도전한다.
LG가 후원하는 제31회 LG배 기왕전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본선 시간제는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로 진행한다. 올해부터 본선 진행 방식이 바뀐 LG배는 세 차례 나눠 진행하던 본선을 이번 대회 기간에 모두 끝마친다. 우승자는 오는 16일 펼치는 결승전에서 탄생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