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에게 고독사란 준비되지 않은 비극이 아니라, 삶의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오직 나 자신으로 돌아가 맞이하는 ‘주체적인 마침표’다.
신문사 사회부, 경제부 기자와 국제부 기자, 일본 도쿄특파원 등으로 활동해 온 저자는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고령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들, 그중에서도 ‘고독사의 아픔’을 목격하고 기록해 왔다.
특히 일본의 ‘슈카쓰(終活,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활동)’ 문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장례식 절차를 스스로 정하고, 주변 정리를 마친 뒤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가 지닌 ‘함께’라는 강박이 어떻게 개인의 죽음을 타율적으로 만드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저자는 고독사가 단지 ‘방치된 죽음’이 아니라 ‘준비된 독립’이 될 때, 비로소 인간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이 책의 핵심은 고독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 있다. 저자는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을 엄격히 구분한다. ‘타인이 없어 느끼는 결핍’이 ‘외로움’이라면, ‘혼자 있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고독’이다.
저자는 인생의 후반전에서 가장 필요한 근육은 ‘고독을 견디는 힘’이 아니라 ‘고독을 즐기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걷고, 혼자 사색하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자아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소설 ‘행복한 고독사’는 홀로 있음의 가치를 발견한 사람만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건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일깨워준다.
저자는 행복한 고독사의 전제 조건 중 하나는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 ‘단정함’이다. 그는 유품 정리부터 재산 처분, 연명 치료 거부 등 현실적인 사안들을 스스로 결정하는 행위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후의 권력임을 강조한다.
윤희일 작가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약 40%인 1000만 가구(2025년 기준 1인 가구는 1027만 가구)가 1인 가구다 연간 고독사로 숨진 것으로 집계되는 사람의 수는 4000명(2024년 기준 3924명)을 넘나든다”며 “급격한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고독사’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기 때문에 홀몸 생활을 하는 사람이 혼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 혼자서 저세상으로 가는 것은 불행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죽음’을 원한다 가족에 둘러싸여 죽는 사람은 물론, 혼자서 죽는 사람들도 죽는 순간만큼은 고통스럽지 않고 행복하게 눈을 감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행복한 고독사’에 대해 김현정(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프로듀서는
“홀로 숨짐을 행복하게 마무리하겠다는 지독한 역설을 향해가는 사람과 조력자 그리고 집요한 수사로 서서히 파헤쳐지는 진실들”이라며 “오랫동안 죽음에 대한 보고서를 서사구조로 펼쳐온 기자 출신 윤희일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2026년식 현실 인식과 화법’으로 질문을 던진다”고 평했다.
이광형(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카이스트 총장은 “우리 인간은 죽음의 굴레 속에 갇혀 살고 있다 모두가 한번 맞이하는 죽음을 원하는 대로 경영하지 못하고, 죽음의 노예가 되어 전전긍긍하며 일생을 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죽음을 관조하며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나와 매우 반갑다”고 전했다.
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