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간 표류하며 부산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이던 부산항 북항 1단계 랜드마크 부지 개발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 18일, 부산항만공사(BPA)의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항만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 이번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과 국민의힘 곽규택,조경태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통합해 대안 처리한 것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협력했다는 점에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그동안 하부시설(토지 조성 등) 공급에만 묶여 있던 BPA의 손발을 풀어준 데 있다. 이제 BPA가 직접 건축물 등 상부시설 개발사업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BPA 소유 토지에 영구시설물을 축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이로 인해 민간사업자의 참여 저조와 유찰 반복으로 멈춰 섰던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개폐식 돔구장’을 비롯한 복합 문화 시설을 올릴 수 있는 행정적·법적 토대가 비로소 구축된 셈이다.
법안 통과로 ‘북항 돔구장‘ 프로젝트는 일단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전 당선인이 제시한 구상은 전체 공사비 약 1조 3,000억 원 중 BPA가 보유한 토지(약 6,300억 원 상당)를 현물 출자해 공공 지분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민간 자본 유치와 시민 공모주를 통해 조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개폐식 돔구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미국의 ’오라클 파크‘처럼 부산의 새로운 해양 문화 아이콘이자 글로벌 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청사진은 분명 매력적이다. 노후화된 사직구장을 대체할 ‘부산 시민의 숙원’을 해결한다는 명분도 실렸다.
하지만 넘어야 할 현실의 벽도만만치 않다.
가장 먼저 직면한 과제는 ‘사직동 주민 및 상권의 거센 반발’이다. 40년 가까이 부산 야구의 메카로 자리 잡으며 형성된 사직동 일대 상권은 홈구장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당선인 측이 상생 방안과 대안적 생존권 보장을 약속했지만, 이해당사자들을 납득시킬 만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보상·활성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극심한 지역 내 갈등은 불가피하다.
천문학적인 재원 조달의 현실성도 따져봐야 한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7,000억 원에 달하는 민간 자본을 원활하게 유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민간에 과도한 특혜를 줄 경우 공공성 훼손 논란에 직면할 수 있고, 반대로 규제가 엄격하면 사업성이 떨어져 또다시 표류할 위험이 있다. 아울러 ‘여소야대’ 구조를 띤 부산시의회와의 원만한 협치와 예산 심의 과정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도 행정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항만공사법 통과는 북항 돔구장이라는 대담한 여정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법적 걸림돌이 사라진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북항 재개발의 조속한 완성이라는 대의명분 속에서, 사직동 상권과의 상생, 철저한 손익 계산에 기반한 민간 자본 유치, 그리고 시의회와의 긴밀한 소통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만 이 청사진이 한낱 신기루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부산의 미래 지형을 바꿀 이 대형 프로젝트가 혁신의 모멘텀이 될지 갈등의 씨앗이 될지 부산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구형모 기자 hmnine@kukinews.com사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