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홍민택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의 사의 표명 이후 관련 조직을 대표 직속 체계로 재편했다. 기존 프로덕트 조직을 ‘카카오톡’과 ‘비즈니스’로 분리하고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유저 퍼스트 TF’를 신설했다. 여러 부서에 속해 있던 디자인 조직도 하나로 통합해 대표 직속으로 배치했다. 최근 서비스 개편 논란과 노사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핵심 조직에 대한 직접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라며 “우리는 결국 카카오 안에서 함께 일하며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할 크루”라고 밝혔다.

다만 노사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지난 10일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을 단행한 데 이어 오는 29일 ‘로그오프데이‘ 방식의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로그오프데이는 조합원들이 업무용 시스템에서 일제히 로그아웃을 한 뒤 연차나 휴가 등을 활용해 업무에 참여하지 않는 형태의 파업이다.
이번 부분파업은 카카오 본사의 첫 파업이며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참여했다.
노조는 고용 안정과 성과급 체계 개편, 경영진 책임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로그오프데이에는 계열사를 포함해 전체 조합원 5000여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경영진 퇴진은 책임을 명확하게 질 수 있도록 방치하지 말고 제대로 징계나 관리를 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노사 갈등의 배경 중 하나로 최근 수년간 이어진 계열사 정리 작업이 거론된다. 카카오의 계열사는 2024년 2월 137개였으나 올해 5월 기준 93개로 44개 감소했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란 오명을 지우고 경영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재편에 속도를 내왔다.
그러나 계열사 정리는 내부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포털 다음의 운영사인 AXZ의 지분을 업스테이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정신아 대표는 노조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매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여기에 업스테이지가 최대주주로 변경된 후 양주일 전 AXZ 대표는 일주일 만에 퇴사를 결정했다. 이같은 상황에 카카오 본사 직원들의 고용불안은 최고점을 찍은 상태다. 파업에 동참한 디케이테크인과 엑스엘게임즈도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카카오 계열사 직원 A씨는 “카카오의 이름을 달고 있으나 계열사끼리 소통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과거 김범수 대표 당시에는 창업 초기 인원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회전문 인사로 인해 결속력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 내부의 주도권 재편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계열사 정리에 따른 내부 불만이 외부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가 오픈AI와의 협업으로 AI 사업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해외 사업 성과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주가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주주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만 놓고 보면 카카오는 성과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991억원, 영업이익 732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421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65.9% 증가했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경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두나무 지분을 사실상 전량 처분하며 2조21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카카오는 이를 AI 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시장의 평가다. 카카오 주가는 과거 16만원대를 기록하며 ‘국민주‘로 불렸지만 현재는 4만원선이 무너졌다. 23일 장중에는 3만4250원까지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AI 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성이 아직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 역시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속적인 주가 부진으로 깊은 심려를 안겨드려 대표이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해 수익화 모델을 구체화하겠”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 임원 28명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약 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