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8일 (0)
생활권에 머문 저상버스, 광역으로 확대…교통약자 이동권 넓어질까

생활권에 머문 저상버스, 광역으로 확대…교통약자 이동권 넓어질까

국토부, 올해 말까지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 개발 추진
예산 303억6700만원 투입…광역·좌석형 노선 적용 목표
현대차·자동차안전연구원·아주대 등 산학연관 참여 눈길
“차량 개발·운영 체계 맞물려야 이동권 확대로 이어져”

승인 2026-06-28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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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참여 기업들이 개발 중인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
국토부와 참여 기업들이 개발 중인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
생활권에 머물렀던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광역권으로 넓히기 위한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내버스 중심으로 보급돼 온 저상버스를 광역·좌석형 노선까지 확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장거리 이동이 어려웠던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선택지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이 가능한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에는 총 303억6700만원이 투입됐다. 정부출연금 193억5000만원과 기관부담금 110억1700만원 규모다. 목표는 광역·좌석형 노선에서도 휠체어 이용자 등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저상버스가 시내 중심의 생활권 이동을 넘어 광역 이동으로 확대되는 첫 시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상버스는 주로 시내버스 중심으로 도입돼 왔다. 장거리 운행이 많고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비중이 높은 광역·좌석형 버스의 경우 휠체어 탑승 공간과 안전 기준 등을 동시에 충족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교통약자들은 가까운 생활권 이동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뇌병변 장애인 김모씨(20대)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기 어려울 때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저상버스는 주로 단거리 노선에 많다 보니 장거리 이동에는 불편함이 컸다”며 “멀리 이동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한계를 줄이기 위해 완성차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등이 참여하는 협업 체계를 꾸렸다. 차량 개발과 안전성 검증, 노선 운영, 이용 편의시설, 보급 전략을 나눠 맡아 교통약자의 광역 이동을 가로막는 요소를 전반적으로 보완하기 위함이다.

현대자동차는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 차량 개발의 핵심 축을 맡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FCEV) 사시 플랫폼 구조 개발을 바탕으로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 제작에 나섰다. 표준 모델은 전장 12.5m, 전고 4m, 좌석 36석, 고전압 배터리 46kWh, 구동모터 350kW 등을 기준으로 개발되고 있다. 광역버스 특성상 장거리 주행 성능과 승차 안정성, 휠체어 탑승공간 확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 현대차가 이를 구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전성과 제도 검토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맡았다. 연구원은 저상 좌석버스 안전성 평가 항목을 도출하고 차량 안전성 확보와 제도 개선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을 전제로 하는 만큼, 휠체어 탑승공간의 안전성, 기존 제도와의 정합성 등이 주요 검토 대상이다.

대학들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아주대학교는 기존 좌석버스 차량의 저상 전환 가능성과 우선 투입 노선, 배차 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 신한대학교는 휠체어 탑승 안전성, 보급 방안, 이용자 관점의 안전 기준 등을 다루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저상 좌석버스 표준모델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표준모델이 마련되면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선택지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부터 시내·광역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전환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표준모델 개발 이후 실제 현장으로 안착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수소 기반 차량 가격과 충전·정비 인프라 확보, 노선별 운행 기준, 지자체 보급 의지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고령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향상시키는 것은 건강과 사회활동 범위를 넓히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차량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비용 부담과 운영 노선 구성, 인식 개선 등 운영 체계까지 맞물려야 실제 이동권 확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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