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일 (4)
[쿠키과학] ‘움직임으로 자폐 특징 찾는 AI’… KAIST,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 제시

[쿠키과학] ‘움직임으로 자폐 특징 찾는 AI’… KAIST,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 제시

행동 데이터를 언어처럼 학습
자폐모델 생쥐 핵심 사회행동 결함 스스로 발견
행동 의미까지 설명하는 AI 구현
움직임을 토큰으로 변환 행동 의미 학습
신약개발·정신질환·행동유전학 연구 활용 기대

승인 2026-07-01 10: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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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기반 도구로 라벨링한 비디오 골격 좌표를 토큰으로 변환해 버트(BERT) 기반 트랜스포머에 입력하는 BehaVERT 파이프라인 개요도. 이 모델은 매 프레임 행동과 전체 상태를 동시 분류하며, 마지막 층 토큰을 활용한 비지도 군집화와 어텐션 분석으로 모델의 시간별 행동 판단 근거를 시각화한다. KAIST
웹 기반 도구로 라벨링한 비디오 골격 좌표를 토큰으로 변환해 버트(BERT) 기반 트랜스포머에 입력하는 BehaVERT 파이프라인 개요도. 이 모델은 매 프레임 행동과 전체 상태를 동시 분류하며, 마지막 층 토큰을 활용한 비지도 군집화와 어텐션 분석으로 모델의 시간별 행동 판단 근거를 시각화한다. KAIST

생쥐의 움직임을 좌표 대신 언어처럼 이해해 자폐 모델의 핵심 행동 이상을 스스로 찾아내는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이 기술은 행동의 의미를 학습한 AI가 질병의 특징을 스스로 발견한 것으로, 신약 개발과 정신질환 연구에 활용할 새로운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했.

KAIST 뇌인지과학과 김대수 교수팀이 동물 행동을 언어처럼 학습하는 인공지능 모델 ‘비헤이버트(BehaVERT)’를 개발했다.

기존 동물행동 분석은 연구자가 영상을 보며 공격이나 탐색 같은 행동에 일일이 이름을 붙이거나, AI가 특정 행동을 분류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때문에 AI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는 알기 어려웠고, 행동이 담고 있는 생물학적 의미를 해석하기도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자연어 처리 기술로 극복했다.

언어는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맥 속에서 의미가 결정된다.

연구팀은 생쥐의 움직임도 비슷한 구조를 가진것으로 판단, 움직임을 단어처럼 바꿔 AI가 학습토록 설계했다.

비헤이버트는 생쥐의 코와 귀, 척추, 팔다리, 꼬리 등에서 얻은 골격 좌표를 자연어의 단어에 해당하는 토큰(Token)으로 변환한다.

이후 대규모 언어모델에 활용되는 BERT 기반 트랜스포머에 입력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행동의 의미를 학습한다.

비헤이버트가 사람이 여러 단어를 연결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처럼 움직임을 연결해 행동의 의미를 스스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모델이 학습한 내부 표현 공간을 주성분분석(PCA)으로 시각화한 결과, 동물 행동이 이동성, 수직 주의, 사회적 관여 등 해석 가능한 축을 따라 기하학적으로 정렬된 구조. 행동 라벨이 없는 자기지도 학습만으로도 동일한 구조가 나타나, 동물 움직임 자체에 언어와 유사한 ‘구성적 의미 구조’가 내재함을 보여준다. KAIST
모델이 학습한 내부 표현 공간을 주성분분석(PCA)으로 시각화한 결과, 동물 행동이 이동성, 수직 주의, 사회적 관여 등 해석 가능한 축을 따라 기하학적으로 정렬된 구조. 행동 라벨이 없는 자기지도 학습만으로도 동일한 구조가 나타나, 동물 움직임 자체에 언어와 유사한 ‘구성적 의미 구조’가 내재함을 보여준다. KAIST

연구팀은 AI에게 자폐 행동이나 사회적 행동에 대한 생물학 지식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대량의 행동 데이터만 제공해 스스로 규칙을 찾도록 하는 자기지도학습을 적용했다.

그 결과 비헤이버트는 행동을 분류하는 수준을 넘어 행동의 의미까지 이해하는 능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구에 널리 사용하는 ‘Shank3B’ 유전자 결손 생쥐와 정상 생쥐를 함께 관찰했다.

AI는 두 생쥐가 가까이 접근하는 상황을 확인, 그 안에서도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입과 입을 맞대는 접촉’ 행동에 집중했다.

이 행동은 행동신경과학에서 자폐 모델 생쥐의 사회성 결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모델이 자폐 모델 생쥐와 정상 생쥐를 구분하는 과정을 분석한 결과, 두 마리가 가까이 있는 ‘근접 상태’를 먼저 탐색한 뒤 ‘입과 입을 맞대는 접촉(oral-oral contact)’ 행동에 결정적으로 주목하는 구조. 이는 자폐 모델 생쥐가 상호 사회행동에서 결함을 보인다는 생물학적 사실과 일치하며, 인공지능(AI)이 사전 지식 없이 움직임 데이터만으로 핵심 사회행동 결함을 스스로 발견했음을 보여준다. KAIST
모델이 자폐 모델 생쥐와 정상 생쥐를 구분하는 과정을 분석한 결과, 두 마리가 가까이 있는 ‘근접 상태’를 먼저 탐색한 뒤 ‘입과 입을 맞대는 접촉(oral-oral contact)’ 행동에 결정적으로 주목하는 구조. 이는 자폐 모델 생쥐가 상호 사회행동에서 결함을 보인다는 생물학적 사실과 일치하며, 인공지능(AI)이 사전 지식 없이 움직임 데이터만으로 핵심 사회행동 결함을 스스로 발견했음을 보여준다. KAIST

AI는 이 사실을 사전에 학습하지 않고 행동 데이터만 분석해 기존 행동신경과학 연구가 수십 년간 밝혀낸 핵심 특징을 스스로 재발견했다.

연구팀이 AI 내부가 어떻게 학습했는지 분석한 결과 비헤이버트 내부에서 행동들을 ‘이동성‘, ’수직 주의‘, ‘사회적 관여’ 같은 축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는 자연어 처리에서 의미가 비슷한 단어들이 가까운 공간에 배치되는 ‘단어 임베딩’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걷기와 달리기가 비슷한 의미를 갖는 것처럼 동물 행동도 서로 의미가 가까운 행동끼리 일정한 규칙을 갖고 배열된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동물의 움직임 자체에도 언어처럼 일정한 의미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정량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비헤이버트의 성능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다개체 행동, 3차원 행동 분석, 단일 동물 행동 분석, 자폐 행동 분석 등 국제 표준 벤치마크 5개 모두에서 기존 최고 성능을 넘어섰다.

또 AI가 어떤 행동을 근거로 판단했는지를 연구자에게 보여주는 해석 가능성도 확보했다.

이 기능은 신약 개발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신약 개발에서는 약물을 투여한 동물의 행동 변화를 연구자가 일일이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비헤이버트는 약물이 사회성이나 운동성, 불안 행동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동으로 분석하고, 그 이유까지 함께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자폐, 우울증, 조현병, 파킨슨병 같은 정신·신경질환 동물 모델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어떤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닌 생명과학 연구자들이 직접 AI 모델을 설계해 큰 의미를 갖는다.


AI 생성이미지. KAIST
AI 생성이미지. KAIST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특정 동물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 행동 AI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미 쥐 행동으로 학습한 모델을 생쥐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동물 종의 행동 데이터를 학습하는 거대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 행동 연구의 표준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은 사람의 해석에 의존하던 동물 행동 분석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행동 데이터를 표준화해 분석하는 기반이 마련되면 다양한 질환 연구와 신약 개발의 정확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뇌인지과학과 신승재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Computer Vision(IJCV)’에 게재됐다.
(논문명: BehaVERT: A Transformer-Based Motion Language Model for Decoding Behavioral Semantics in Mice)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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