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6일 (1)
‘참교육’ 통쾌했지만…“학교폭력, ‘사이다’보다 교육적 해결 필요”

‘참교육’ 통쾌했지만…“학교폭력, ‘사이다’보다 교육적 해결 필요”

푸른나무재단, 1일 오전 토론회 개최
“학폭, 처벌만으론 한계…교육공동체 중심 예방 체계 구축해야”
악성 민원·아동학대 신고 부담…“교권 보호 제도 함께 보완”

승인 2026-07-02 06:00:07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BTF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긴급토론회. 권혜진 기자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BTF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긴급토론회. 권혜진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흥행으로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문제가 다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작품 속 ‘사이다식 응징’에 공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지만 교육계와 현장 관계자들은 처벌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피해 회복과 예방, 교육을 아우르는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BTF푸른나무재단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드라마 참교육 신드롬이 남긴 과제, 응징을 넘어 교육적 해결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악성 민원 등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의 기관이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제도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강력한 권한으로 응징하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기며 큰 호응을 얻었다.

‘참교육’ 나화진(김무열) 스틸. 넷플릭스 제공
‘참교육’ 나화진(김무열) 스틸. 넷플릭스 제공
재단은 드라마의 인기가 단순히 ‘사이다식 응징’에 대한 열광이 아니라 학교폭력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답답함이 표출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발제에 나선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피해는 제대로 회복되지 않고 가해 학생의 행동도 변화하지 않은 채 학교 공동체의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사건이 마무리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실이 누적되면서 시청자들이 제대로 된 해결을 갈망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학교폭력이 더 이상 일부 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공동체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처벌·제재를 넘어선 회복·재발방지로 이어지는 대응 마련 △학생 인권·교권의 균형 있는 체계 마련 △학생·교사·학부모의 대응 역량 강화 △다변화하는 폭력 양상 대응체계 구축 △지역사회의 책임과 역할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BTF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긴급토론회. 권혜진 기자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BTF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긴급토론회. 권혜진 기자
‘사이다식 응징’에 열광했지만…현장은 교육적 해결 주문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응징보다 피해 학생 보호와 예방, 재발 방지, 교육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고등학교 1학년 노지후 학생은 “절차가 길어지는 동안 학생의 피해는 더 깊어질 수 있다”며 학교폭력 대응 절차를 보다 명확하고 신속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CCTV 등 객관적인 증거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상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학부모 박혜정씨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부모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자녀와의 소통과 갈등 중재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실질적인 부모 교육을 학교에서 정례화해야 한다며 “부모가 먼저 올바른 부모의 역할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가정과 학교도 하나의 마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학교전담경찰관(SPO) 정선호 경위는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예방을 위해서는 처벌과 함께 교육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무조건적인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성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성교육을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교까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면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참교육’ 나화진(김무열) 스틸. 넷플릭스 제공
‘참교육’ 나화진(김무열) 스틸. 넷플릭스 제공
“악성 민원·아동학대 신고 부담…교권 보호 체계 강화해야”

‘참교육’ 열풍은 학교 현장을 넘어 교권 보호 제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와 학부모 민원 대응을 전담할 조직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는 별도 조직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교권 회복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고 일부 시도교육청도 관련 조직 신설에 나서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토론회에서는 학교폭력뿐 아니라 교권 침해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부담으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교권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응 체계와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훈 양진중학교 부장교사는 “2024학년도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4234건으로 하루 평균 11건에 달한다.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된 비율도 92.7%에 이른다”며 “교사들이 문제 행동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부담으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교권보호지원기구다. 교육활동 침해 여부를 심의하고 교육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결정결정하는 한편, 교권 침해 예방과 교원 관련 분쟁 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기사와 관련 없음. 쿠키뉴스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 없음. 쿠키뉴스 자료사진.
김 부장교사는 특히 아동학대 관련 법 규정의 모호성이 교권 침해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아동복지법상 ‘정신적 학대’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교육활동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원스톱 교권 보호 체계와 법률·행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안은 교육청이 우선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지역교육지원청과 지역교권보호위원회를 중심으로 맞춤형 교권 보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심창보 법률사무소 심윤 대표변호사는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는 제도 개선으로 학교의 즉각적인 대응이 점차 가능해지고 있지만, 보호자에 의한 반복적인 부당한 간섭은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악성 민원과 반복적인 각종 청구·신청, 불복 절차,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 고소 등이 누구나 손쉽게 가능해졌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활동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재와 함께 학교·교원·학생·학부모 간 갈등을 사전에 조정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사가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장받고 학생이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프로필 사진
권혜진 기자
안녕하세요. 권혜진 기자입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