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6일 (1)
‘지각 장마’에 가뭄까지… 커지는 기후변동성, 6월이 달라지고 있다

‘지각 장마’에 가뭄까지… 커지는 기후변동성, 6월이 달라지고 있다

평균기온 22.2℃ 역대 7위, 강수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 그쳐
블로킹·북태평양고기압 지연 겹쳐 제주 장마 역대 세 번째로 늦어
해수면 온도 10년 중 두 번째 최고…기상청 “이상기후 면밀 감시”

승인 2026-07-03 12: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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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조진수 기자
기상청. 조진수 기자
6월이 달라지고 있다. 기온은 평년을 웃돌았지만 폭염과 열대야는 자취를 감췄고, 장마는 한 달 가까이 늦게 찾아왔다. 기상 전문가들이 ‘기후변동성 확대’를 경고하는 가운데, 올해 6월은 그 변동성을 고스란히 보여준 한 달이었다.

기상청은 3일 ‘2026년 6월 기후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이 22.2℃(역대 7위)로 평년(21.4℃)보다 0.8℃ 높았다고 밝혔다. 다만 역대 1위를 기록했던 작년(22.9℃)보다는 0.7℃ 낮은 수치다.

기온은 높았지만 폭염·열대야는 없었다

기온이 평년을 웃돌았음에도 폭염과 열대야는 사실상 나타나지 않았다. 6월 전국 폭염일수는 0.6일로 평년(0.7일) 수준에 그쳤다. 2024년(2.8일)과 2025년(2.0일) 6월 폭염일수가 각각 역대 1·2위를 기록하며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열대야는 전국적으로 단 하루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서울은 2022년 관측 이래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한 뒤 2025년까지 4년 연속 이어졌으나, 올해는 그 연속 기록이 끊겼다.

기온이 높았음에도 극단적 더위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블로킹’ 현상 때문이다. 바렌츠해∼북시베리아 부근에 블로킹이 발달하면서 5∼12일과 20∼26일 두 차례에 걸쳐 상층 찬 기압골이 한반도를 덮쳤다. 고온 구간(1∼4일, 13∼19일)과 평년 기온 구간이 교차하며 월평균을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특히 18∼20일에는 최저기온이 평년 대비 크게 올라 강화·원주·청주 등에서 6월 중순 일최저기온 극값 1∼2위가 경신되기도 했다.

올해 6월 일별 전국 평균기온 시계열 표. 기상청 제공
올해 6월 일별 전국 평균기온 시계열 표. 기상청 제공
강수량 평년의 65%…6월 비의 64%가 이틀에 집중

강수량은 더욱 이례적이었다. 6월 전국 강수량은 95.4mm로 평년(148.2mm)의 64.9% 수준에 머물렀고, 작년(184.7mm)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강수일수도 6.9일로 평년(9.9일)보다 3일 적어 역대 하위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강수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극도로 편중됐다. 6월 강수량의 64.4%가 19∼20일 이틀에 집중됐다. 이 기간 동해안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지며 속초(170.1mm)·울진(111.3mm)·강릉(121.4mm) 등에서 6월 중순 일강수량 극값이 경신됐다. 강릉과 울진에서는 1시간 최다강수량 극값도 새로 쓰였다. ‘맑은 날이 이어지다 한 번에 쏟아붓는’ 극단적 강수 패턴이 6월에도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수도권·강원영서·충북 지역의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각각 8.6일·4.5일·6.4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았다. 19∼20일 집중호우로 대부분 해소됐으나, 6월 말 수도권·충청·남부지방 일부에서 다시 가뭄이 나타나는 등 지역 편차가 컸다.

장마, 제주 기준 역대 세 번째 지각…복합 원인이 겹쳤다

올해 장마는 제주도와 남부지방이 6월 30일에 시작해 평년보다 각각 11일, 7일 늦었다. 중부지방은 7월 1일에야 장마철에 들어섰다. 제주 기준으로는 1982년(7월 5일)과 2021년(7월 3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늦은 장마 시작이다.

기상청은 지각 장마의 원인으로 블로킹과 북태평양고기압 확장 지연이 겹친 복합적 요인을 꼽았다. 바렌츠해∼북시베리아 부근에 블로킹이 지속 발달하며 상층 찬 기압골이 정체전선의 북상을 막았고,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이 평년 대비 억제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힘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6월 하순 태풍 ‘메칼라’(7호)와 ‘히고스’(8호)가 잇달아 북상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동쪽으로 밀려나 우리나라로의 확장이 더욱 지연됐다. 작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빠르게 확장하며 장마가 일찍 시작됐던 것과 정반대 양상이다.

6월 한국 기온 분포도 및 일별 경향. 기상청 제공
6월 한국 기온 분포도 및 일별 경향. 기상청 제공
해수면 온도 10년 중 두 번째 최고…“변동성 커지는 여름, 긴장 늦출 수 없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6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로 최근 10년(2017∼2026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작년보다 1.3℃ 높은 수치다. 동해(21.6℃)와 남해(21.8℃)의 해수면 온도는 작년보다 각각 2.1℃, 1.3℃ 높게 나타났다.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온난다습한 공기를 더 잘 끌어들여 국지성 집중호우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작년은 6월부터 폭염·열대야가 많이 발생하고 장마철이 이르게 시작했던 반면, 올해 6월은 폭염이 평년 수준으로 발생하고 장마철이 늦어졌다”며 “최근 기후변동성이 커지고 매년 다른 양상으로 기후특성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다양한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방재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남은 여름철 폭염·열대야, 장마, 집중호우 등 위험기상에 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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