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 동안 시골길·도심·고속도로 약 400km 주행
거대한 차체에도 조향 편안…빗길에서 안정감 돋보여
고가임에도 외관 차별화 부족…실내 들어서면 평가 달라져
승인 2026-07-08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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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오른쪽)‘과 지난 2021년에 출시한 ‘1세대 스타리아 카고‘. 김수지 기자약 20시간. 현대자동차 ‘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을 경험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지난 7일 오후 차량을 인수해 다음날 오전 반납할 때까지 시골길과 도심, 고속도로를 오가며 약 400km를 달렸다. 장맛비가 이어지는 악천후였지만, 시승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평가는 의외였다. ‘생각보다 훨씬 운전하기 편한 차’다.
넓은 차체와 높은 전고를 갖춘 대형 MPV인 만큼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지만, 운전대를 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걱정은 사라졌다. 높은 시야와 부드러운 조향, 안정적인 차체 움직임 덕분에 일반 승용차와 비교해도 운전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의 가장 강한 인상은 화려한 성능보다 ‘운전하기 편한 차’라는 점이었다.
빗길에서 드러난 대형 MPV의 안정감
현대자동차의 대표적 다목적 차량(MPV) ‘더 뉴 스타리아‘의 리무진. 김수지 기자시골길에서는 좁은 도로와 연속된 굽잇길을, 고속도로에서는 장시간 고속 주행을 경험했다. 도로 조건은 계속 달라졌지만 차량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차분했다.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에는 84.0kWh 배터리와 최고출력 160kW, 최대토크 350Nm의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공인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64km, 복합 전비는 3.9km/kWh다. 차체가 크고 무거운 만큼 날렵하게 치고 나가는 전기차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일상적인 가속과 추월 과정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인상은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지만 움직임은 과격하지 않았다. 승객을 태우는 차량이라는 목적에 맞춰 가속이 비교적 부드럽게 이어졌다.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도심에서도 차체가 앞뒤로 크게 흔들리지 않아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 부담이 적었다. 전기차의 단점 중 하나인 ‘꿀렁거림’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2열에서 바라본 운전석 및 조수석 전경. 김수지 기자악천후에서는 안정감이 더욱 두드러졌다. 굵은 빗줄기로 시야가 제한되고 도로에 물이 고인 상황에서도 차량이 불안하게 흐르거나 조향이 지나치게 가벼워지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높은 차체에서 예상할 수 있는 출렁임도 비교적 잘 억제됐다.
현대차는 전동화로 늘어난 차량 중량에 대응하기 위해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인 R-MDPS를 적용했다. 후륜 크로스멤버에는 하이드로 부싱을 넣었고, 전·후륜 서스펜션 일부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다. 2열 도어에는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하고 차체와 쇽업소버 연결 부위도 보강했다.
문 열자 등장한 ‘움직이는 비즈니스 라운지’
운전석에서 바라본 2열 및 3열의 모습. 김수지 기자운전석에서의 편안함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의 기본기라면 차량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은 2열이다. 6인승 모델에는 전용 ‘이그제큐티브 시트’가 적용됐다. 세미 애닐린 천연가죽으로 마감된 좌석은 최대 14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원터치로 시트 각도를 조정할 수 있고, 14개의 에어셀을 이용한 5가지 마사지 기능도 지원한다.
등받이를 뒤로 젖히고 다리 받침을 올리면 일반적인 승합차 좌석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 만들어진다. 시트가 신체를 넓게 받쳐 장시간 이동할 때 허리와 다리에 집중되는 부담을 줄여준다. 암레스트 안쪽에는 테이블이 들어 있어 노트북을 이용한 업무나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2열 좌석에는 머리부터 다리까지 전 부위의 시트를 조정할 수 있는 버튼이 탑재돼 있다. 5가지의 마사지 기능 및 통풍 열선시트도 지원한다. 김수지 기자2열과 3열 천장 사이에는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가 설치됐다. 일반적인 유리 지붕이라기보다는 실내 조명과 독서등 역할을 하는 대형 천장 패널에 가깝다. 루프 전방에는 폴딩형 17.3인치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탑재됐다. 다만 폴딩형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백미러를 통한 후방 주시는 어려워진다.
넓은 헤드룸과 레그룸까지 더해지면서 실내에서는 차량 가격에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된다. 스타리아의 넓은 공간을 단순히 좌석 수를 늘리는 데 사용하는 대신, 소수의 탑승객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가족용 차량보다는 의전이나 비즈니스 이동, 장거리 이동이 잦은 고객에게 더욱 어울리는 구성이다.
2열 및 3열에서는 폴딩형 17.3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유튜브 및 각종 OTT도 시청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통한 미러링 기능도 지원한다. 김수지 기자8787만원인데…밖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가치
아쉬움은 외관에서 나타났다. 시승 차량인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 6인승의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8787만원이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시 차량 가격이 8500만원 아래로 조정될 수 있지만, 선택 사양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고가 차량이다.
문제는 차량 밖에서 이 가격에 걸맞은 차별성을 직관적으로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블랙 색상의 그릴과 아웃사이드 미러 커버, 리어 엠블럼, 골드 색상의 스키드 플레이트, 전용 17인치 휠 등이 적용됐지만 기본적인 실루엣은 일반 스타리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더 뉴 스타리아(왼쪽)는 1세대 스타리아(오른쪽)에 비해 세로형 리어램프가 더 길어졌다. 김수지 기자고급 차량 구매자에게 외관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분명한 약점이다. 실내에 탑승하기 전까지는 8000만원이 넘는 최상위 모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 가격이 오를수록 소재와 기능뿐 아니라 외부에서 인식되는 차별성도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스타리아 일렉트릭은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평가에서 상품성과 구매 의향도 부문 10점 만점에 8.3점, 안전·편의 사양 부문 8점, 에너지 효율성과 온실가스 배출 부문 7.7점, 동력 성능 부문 7점을 받으며 ‘5월의 차’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