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6일 (4)
매파로 돌변한 한은…7월·8월 연속 금리 인상 나설까

매파로 돌변한 한은…7월·8월 연속 금리 인상 나설까

한은 금리 인상 시그널…신현송 “적절한 때 왔다”
영끌·빚투에 가계대출 4개월 연속 증가
‘연속 인상’ 대 ‘8월 관망’…전문가 시각 맞서

승인 2026-07-14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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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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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7월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인상 여부를 넘어, 추가 인상의 횟수·속도로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2024년 10월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다. 이어 11월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하를 단행해 시장 예상을 깼다. 지난해에는 인하와 동결을 반복하는 이른바 ‘퐁당퐁당’ 장세를 연출하며 경기 부양과 금융 안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한은이 공개한 올해 5월 28일 자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전체 위원 7명 중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 등 2명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나머지 5명은 당시 동결을 주장했으나, 이미 무게추가 긴축 방향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취임 이후 공식 석상에 설 때마다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당위성을 피력해 왔다. 신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나 성장, 환율, 부동산 등 거시경제 전반에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명확해졌다”며 5월 인상론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달 12일 한국은행 창립 기념사에서는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고, 같은 달 17일에는 “물가 안정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업무 보고 자료를 통해서도 “기준금리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 2.5% 수준으로 유지해 왔으나, 향후 적절한 시기에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긴축 명분을 다져왔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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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인상 방향으로 돌아설 수 있는 배경에는 견조한 실물 경제 성장세가 있다. 한은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2.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반면 물가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한국은행 목표치(2%)를 웃돌았다.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밀어 올린 데다, 중동 리스크가 진정되더라도 그간 축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시차를 두고 전이되면서 당분간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특히 한은은 소득·자산 확대에 따른 수요 압력이 주요 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확대와 주가 상승이 소비 여력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유가가 제품 가격과 서비스 요금, 임금으로 번지는 ‘2차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도 금리 인상론에 힘을 싣는다.

수도권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도 인상 명분을 키우고 있다. 6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6000억 원 늘어 전달(6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7000억원 늘었다. 연초 금융당국의 규제로 뒷걸음질 치던 가계대출은 3월 증가로 돌아선 뒤 4월 2조1000억원, 5월 6조9000억원, 6월 7조6000억원으로 넉 달 연속 몸집을 불리고 있다.
 
‘연속 인상’ 대 ‘8월 관망’…전문가 시각 맞서
 
7월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관심은 ‘연속 인상(Back-to-back)’ 여부로 옮겨붙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이끄는 견고한 성장세와 원화 약세,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을 막기 위해 한은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잇따라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본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인상 사이클을 앞당기는 연속 인상(Back-to-back)이 최적의 정책 대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연속 인상 근거로는 △반도체가 이끄는 두 자릿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 △2026년 하반기~2027년 상반기 근원물가의 장기 고착 위험 △재정정책의 적극적인 역할 △서울 부동산 랠리 등 완화적 금융 여건 △원화 약세 등을 꼽았다.

반면 단계적 인상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다.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과 달리 대면 소비 등 내수와 건설, 자영업의 회복 발걸음이 여전히 더딘 탓이다. 인상 속도를 높이면 변동금리 대출 가계의 원리금 부담이 커지고 취약 차주의 부실이 한꺼번에 불거질 수 있다. 한 번에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우선 0.25%포인트씩 올린 뒤 대외 변수를 지켜보며 강도를 조절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모든 금통위원이 물가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이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재확인된 만큼 7월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며 7~8월 연속 인상보다는 7월과 10월 인상을 전망했다.

결국 8월 연속 인상 여부는 물가를 바라보는 한은의 평가가 가를 전망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헤드라인 물가는 정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건은 근원 물가와 수요 압력에 대한 한은의 평가로, 통화정책 방향문에서 수요 측 압력을 얼마나 강조하느냐에 따라 8월 연속 인상 경계감이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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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금융당국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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