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4)
돌아온 고금리 시대…2금융권 엇갈린 희비

돌아온 고금리 시대…2금융권 엇갈린 희비

보험사는 미소…장기 운용수익 개선 기대
저축은행은 울상…조달비용 급증
카드사도 눈물…카드채 금리 급등
캐피탈사 한숨…조달비용·대손비용 ‘이중고’

승인 2026-07-21 06:00:04 수정 2026-07-21 11: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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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다시 들어가면서 2금융권 실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보험사는 장기적으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저축은행과 카드·캐피탈사는 조달비용 상승과 연체율 증가라는 이중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1월 이후 약 3년6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 전망도 나온다. 국내 경기 회복세에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력이 이어질 경우 연내 한 차례, 내년 상반기에도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종 기준금리가 연 3.25~3.50%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사, 단기 평가손실보다 장기 투자수익 개선 기대

보험업계는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부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보유한 기존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FVPL(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로 분류된 채권은 평가손실이 당기손익에 바로 반영돼 단기 실적에 부담을 준다.

실제 한국은행이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5%까지 올렸던 직전 금리 인상기에도 이 같은 영향이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보험회사(생명보험 23곳·손해보험 30곳)의 당기순이익은 3조5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2% 감소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생보사는 금융자산 처분이익 감소와 전년 삼성전자 특별배당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투자이익이 줄었고, 손보사 역시 금융자산 처분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영향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장기간 운용하는 만큼 금리가 오르면 신규 자금을 기존보다 높은 금리의 채권과 대체투자 등에 운용할 수 있다. 기존 자산이 만기를 맞을수록 고금리 자산 편입 비중이 커져 자산운용수익률(운용이원)이 점차 개선되고, 이에 따라 투자이익도 늘어나는 구조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용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보험사 실적은 보험영업보다 자산운용 성과에 더 크게 좌우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보험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은 줄어드는 반면 투자수익은 늘어나는 흐름이 뚜렷하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보험손익은 2023년 5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3000억원, 올해 3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7조5000억원, 7조7000억원을 기록한 뒤 올해 5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투자손익은 생명보험사가 1조6000억원에서 3조원, 2조9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손해보험사는 2조3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 4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바로 뛰는데 대출금리는 늦게 반영

저축은행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큰 업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고객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예금 만기가 짧아 기준금리가 오르면 고객을 붙잡기 위해 예금금리를 곧바로 올려야 한다. 반면 이미 취급한 고정금리 대출은 만기 전까지 금리를 바꿀 수 없고 변동금리 대출도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결국 예금에 지급하는 이자는 먼저 늘고 대출에서 받는 이자는 뒤늦게 증가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악화되는 구조다.

실제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 2023년 저축은행업계는 55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급증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부담까지 겹친 영향이다. 당시 저축은행업계는 조달금리가 최고 연 6.5%까지 올라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 수준으로 대출을 취급해도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부담도 크다. 저축은행은 저신용자와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다. 금리가 오르면 이들의 상환 부담이 커져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직전 인상기 연체율은 2021년 말 2.51%에서 2022년 말 3.41%, 2023년 3월 5.10%로 빠르게 상승하며 취약 차주의 부실이 본격화됐다.

카드사, 카드채 이자 늘고 다중채무자 부실 위험

카드사도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카드사들은 같은 2금융권인 저축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거의 전적으로 채권을 찍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신용 위험이 높은 카드사 채권을 사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드물어진다. 이전보다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직전 금리 인상기에는 카드채 금리가 가파르게 뛰었다. 신용등급 AA+인 3년 만기 카드채 발행금리는 2021년 1월 연 1.2% 수준에서 2022년 1월 2.7%, 같은 해 6월에는 4.3%대로 상승했다. 1년 5개월 만에 3%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카드사가 50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비용이 약 155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문제는 늘어난 비용을 고객에게 고스란히 넘기기 어렵다는 점이다. 카드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 금리도 함께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서민·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어 카드사가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기는 쉽지 않다.

연체 위험도 커진다. 카드론 이용자 가운데는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적지 않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이들의 상환 부담이 커져 연체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금리 인상 충격이 연체율에 곧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2021년 8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카드사 연체율은 2021년 말 1.09%에서 2022년 6월 말 1.05%로 오히려 소폭 낮아졌다. 반면 2022년 하반기부터 고금리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연체율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고, 2023년 이후에는 1%대 중후반까지 오르며 건전성 부담이 커졌다.

캐피탈사도 조달비용·대손비용 ‘이중 부담’

캐피탈사 역시 카드사와 비슷한 처지다. 수신 기능이 없어 회사채와 금융회사 차입에 의존하는 만큼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여기에 자동차금융과 개인신용대출,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해 금리 상승 시 연체 위험도 함께 커진다.

조달비용이 늘어도 이를 대출금리에 모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금리를 지나치게 올리면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져 오히려 연체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캐피탈사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단기 여전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평균 발행 만기는 2.2년으로,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2022년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짧아졌다. 시장금리가 더 오르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짧은 만기의 채권을 계속 새로 발행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26년 하반기와 2027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조달금리도 현재보다 낮은 수준인 만큼,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전채 발행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 증가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금리 강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2분기부터 캐피탈사의 조달비용 부담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고금리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가계대출 건전성은 다소 열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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