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7일 (1)
미제 사건 22만 시대, 보완수사권 폐지…‘최후의 거름망’ 대안은

미제 사건 22만 시대, 보완수사권 폐지…‘최후의 거름망’ 대안은

보완수사 요구 역대 최대…경찰 사건 적체에 부담 더하나
보완수사, 추가 피해·공범 확인부터 억울한 혐의 해소까지
해외도 수사·기소 연결 장치 유지…이행 구조·책임 설계가 관건

승인 2026-07-27 06:00:05 수정 2026-07-27 07: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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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 사건 22만 시대, 보완수사권 폐지…‘최후의 거름망’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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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약 6분
취재방법 법·제도 분석, 통계자료, 전문가 인터뷰, 해외사례
주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과 대체 장치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사례와 통계가 제도 전체를 모두 대표하는 것은 아니므로 해석에 유의하세요.
관전포인트 보완수사 요구의 이행 강제력과 사건 이첩 기준이 실제 공백을 메울 수 있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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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게양돼 있다. 남동균 기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게양돼 있다. 남동균 기자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가 입법 절차에 들어가면서 경찰 수사의 오류와 미비점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바로잡을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대신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와 재수사를 요구하도록 하고, 피해자 보호 절차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의 미제등록 사건과 보완수사 요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체 장치가 기존 보완수사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의원총회에서 해당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개정안의 기본 방향은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역할을 분리하는 것이다. 경찰과 중수청이 수사를 담당하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도록 해 검찰권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요구권과 재수사요구권을 강화하기로 했다. 검사는 기존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뿐 아니라 상급 경찰관서나 중수청 등 다른 수사기관에도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중수청에 보완수사 전담부서를 두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보완수사를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부족한 수사를 걸러내던 기능을 검찰의 직접수사에서 다른 기관과 절차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수사기관에 적지 않은 사건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직접 처리하던 추가 수사까지 경찰이나 중수청으로 넘어가면 사건 처리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쌓이는 사건, 추가 수사는 누가 맡나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않더라도 부족한 증거와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하는 업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이나 중수청이 그 업무를 다시 맡아야 한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2021년 8만7173건에서 지난해 11만623건으로 늘었다. 4년 사이 2만3450건, 26.9%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도 6만5913건이 경찰로 돌아갔다.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올해 3∼4월 전국 주요 검찰청에 송치돼 최종 처분된 사건 5만5174건 가운데 2만5152건, 45.6%에서 보완수사가 이뤄졌다.

경찰의 미제등록 사건도 증가했다. 2018년 13만5431건에서 지난해 22만241건으로 62.6%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10만2567건이 미제등록 사건으로 분류됐다.

미제등록 사건에는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거나 증거 확보를 위해 경찰이 계속 관리하는 사건도 포함된다. 미제 사건 증가만으로 경찰 수사가 부실하다고 단정하거나 보완수사권 존치의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다만 이미 사건 적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검찰이 맡던 추가 수사까지 경찰로 넘어가면 업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완수사, 놓친 피해 찾고 억울한 혐의 벗겼다

보완수사의 기능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뒤집거나 기소 대상을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법무부는 지난달 여성·아동·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보완수사 사례 20건을 묶은 사례집을 발간했다. 생후 4개월 영아 사망 사건과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내 성폭력 사건 등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거나 물적 증거가 부족했던 사건이 포함됐다.

법무부는 보완수사를 통해 적용 혐의가 달라지거나 추가 피해와 공범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간한 첫 사례집에는 보완수사 사례 77건이 9개 유형으로 분류됐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도운 사례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억울한 피의자의 혐의를 벗긴 사례와 경찰 수사에서 확인하지 못한 진상을 규명한 사례는 각각 12건이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뒤집거나 숨겨진 범행을 찾아낸 사례는 각각 7건이었다. 여러 사건을 병합해 범죄 전모를 밝힌 사례가 6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을 해결한 사례가 5건이었다.

성폭력 피해자가 사망한 뒤 일기장과 휴대전화 음성파일을 확보해 범행을 입증하거나, 경찰 수사에서 공범으로 지목된 지적장애인이 실제로는 범죄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밝혀낸 사례도 있었다.

전국 여러 경찰서에 흩어진 사기·보이스피싱 사건을 병합해 조직범죄의 전모를 파악한 경우도 확인됐다.

보완수사의 성과가 뚜렷한 사건만을 선별해 공개한 자료인 만큼, 이를 전체 보완수사의 효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보완수사가 기소 대상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억울한 혐의를 벗기거나 누락된 피해와 범행을 찾아내는 역할도 한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21일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직접수사 대신 송치·이의신청 절차 강화

민주당은 직접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 공백을 줄이기 위해 별도의 송치와 이의신청 절차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검찰 송치 대상인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사건에 더해 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 사건도 관련 개별법을 고쳐 검찰에 전건 송치하고, 검찰이 기소 여부 등 최종 판단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피해자에게는 수사기관에 자료를 제출하고 검사에게 의견을 밝힐 권리를 부여한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대상에는 고발인을 추가하고,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을 준비하기 위해 수사기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모든 수사 과정과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기록하고,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다 다른 범죄의 단서를 발견하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검사의 보완수사·재수사·시정조치 요구도 강화한다. 필요한 경우 처음 사건을 맡은 경찰서가 아닌 상급 경찰관서나 중수청 등 다른 기관에 수사를 요구하고, 수사관 교체를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중수청 보완수사 전담부서 설치는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행정안전부의 직제 개편과 중수청법 개정, 인력 배치가 뒤따라야 한다.

“요구만 하고 끝나선 안 돼”…이행 구조가 관건

전문가들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보완수사 요구로 대체하려면 요구 내용의 구체성과 이행 강제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21일 민주당 공청회에서 직접 보완수사를 보완수사 요구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검사의 요구가 부실하거나 경찰이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바로잡을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보완수사 요구만 남을 경우 구속 사건처럼 처리 기한이 촉박한 사건에서 실체 규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술의 신빙성이 핵심인 성범죄 사건이나 참고인이 수십·수백명에 이르는 대형 사건은 수사 요구와 회신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국도 기소기관과 수사기관을 완전히 단절하지는 않는다. 독일과 프랑스는 검찰이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일본 검사는 송치된 사건을 추가로 수사할 수 있다. 영국도 중대하거나 복잡한 사건에서는 검사가 경찰에 필요한 증거와 수사 방향을 조기에 조언한다.

각국의 형사사법 체계는 서로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도 기소기관이 수사의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보완하는 연결 절차를 유지한다는 공통점은 있다.

결국 새 제도의 성패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없애는 데 있지 않다. 보완수사 요구가 얼마나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행되는지, 부실하게 이행됐을 때 누가 책임지고 다시 사건을 맡는지가 중요하다.

처리 기한을 두더라도 인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면 사건은 다시 쌓일 수 있다. 상급 수사관서나 중수청 등 다른 기관에 사건을 넘길 때의 기준과 책임 소재도 명확히 해야 한다. 중수청 보완수사 전담부서 역시 직제와 전문인력이 뒷받침돼야 기존 보완수사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작동할 수 있다.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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