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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 분량 | 약 4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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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방법 | 당사자 인터뷰, 통계자료 |
| 주제 | 정치 조롱 표현이 숏폼과 밈을 통해 교실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 주의사항 | 학생·교사 조사 결과가 포함돼 있어 학교 전체의 상황으로 일반화할 때는 유의하세요 |
| 관전포인트 | 교실 내 확산과 플랫폼 재가공, 정치권 자정 필요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
이 사안과 관련한 다양한 기사는 쿠키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치인의 말은 아래로 흐른다. 국회와 정당에서 반복되는 조롱·비하 표현은 정치권 안의 공방으로 끝나지 않는다. 짧은 글과 영상, 밈의 형태로 온라인에 퍼지고, 청소년의 일상 언어로 흘러내린다. 지난달 말 배재고 야구부의 ‘지역 비하 응원’ 사태도 일부의 일탈로 넘기기 어렵다. 문제는 학생들이 왜 그런 말을 쓰느냐에만 있지 않다. 쿠키뉴스는 3회에 걸쳐 정치권의 혐오 언어가 청소년 문화로 흘러드는 과정, 막말이 정치권 안에서 반복되는 이유, 책임을 묻지 못하는 국회의 제도적 공백을 짚는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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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만난 고등학생들은 교실에서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희화화하는 표현이 쓰인다고 했다.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말도 장난처럼 오간다고 했다. 정치인의 발언 일부를 잘라내 만든 숏폼이나 합성한 이미지도 친구들 사이에서 공유한다고 했다. 왜 이런 표현과 영상을 주고받느냐고 묻자 답은 단순했다. “친구들이 써서요.” “웃기잖아요.”
학생들이 정치의 언어를 접하는 방법은 달라졌다. 기사나 발언 전체보다 숏폼, 합성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이 먼저다. 정치권에서 나온 말은 온라인을 거치며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된다. 학생들은 그 표현이 조롱인지 비하인지 따지기보다 온라인에서 자주 쓰이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인지, 웃긴 말인지부터 본다.
양천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15)군은 전직 대통령을 희화화한 숏폼을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들에게서 처음 들었다고 했다. 지금은 정치인을 희화화한 숏폼을 친구들과 SNS의 메시지로 주고받는다. A군은 “뉴스에 나오는 원본은 본 적 없다”며 “웃긴 부분만 따로 본다. 친구들과 유대감을 만들어주는 은어처럼 쓴다”고 전했다.
교실에서는 일부 학생이 반복해서 따라 하고, 주변 학생이 웃거나 받아치면서 말이 퍼진다. 불편함을 느끼는 학생들도 쉽게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 분위기를 깨거나 예민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서다.

불편함을 느끼는 학생은 적지 않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636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8%는 혐오·차별·조롱 표현 때문에 본인이나 주변 사람이 상처를 받거나 기분 나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이유로는 ‘친구들이 예민하다고 할까 봐’가 35.9%, ‘별일 아닌 것으로 보일까 봐’가 32.3%였다.
교사들도 문제를 알고 있지만 개입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정치 관련 발언을 지도하는 순간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대한 입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은 지적을 받아도 “그냥 떠올라서 그랬다”거나 “그게 왜 문제냐”고 되묻는다. 교사가 말의 의도와 맥락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세종의 한 고등학교 교사 강모(31)씨는 “정치 관련 발언이 섞여 있으니 지도하기가 어렵다”며 “특정 정치인 얘기를 아예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표현의 자유 문제로 받아들여질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어디까지 지도해야 하는지를 두고 판단이 갈린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학교만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경희 전교조 대변인은 “교사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도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적극적으로 다루기 어렵다”며 “학교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학교 밖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의 확산 구조도 문제로 꼽았다. 현 대변인은 “혐오·조롱 콘텐츠가 숏폼 형태로 재가공돼 학생들에게 필터 없이 노출되고 있다”며 “재가공돼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 차원의 거름망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권의 자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현 대변인은 “학생 대상 혐오에는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하면서 정치권 스스로의 혐오·조롱 표현에는 자정이 부족하다”며 “정치권이 실제로 혐오 표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먼저 모범을 보이고 제재 조치와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