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보수성향의 단체마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보온병 폭탄’ 발언을 올해의 망언으로 선정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6일 연평도 포격 현장에서 보온병을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라고 말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등을 ‘2010년 올해의 다물어야 할 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달 24일 연평도 포격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같이 있던 취재진에 검게 그을린 길쭉한 모양의 통을 들어보이며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것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포탄이 아닌 보온병이란 사실이 밝혀지며 안 대표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안 대표의 보온병 포탄 발언은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올랐으며, 그의 발언을 비꼬는 각종 패러디가 양산됐다.
바른사회는 보도자료에서 “안 대표의 말은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발언”이라며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초래된 대한민국의 안보를 오히려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안 대표는 여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즘 룸살롱을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더라”는 발언으로 다시 한 번 집중포화를 맞았다.
‘폭탄주’ 발언의 송영길 인천시장도 ‘다물어야 할 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송 시장은 연평도를 방문해 화염에 그을린 소주병을 보고 “이게 진짜 폭탄주”라고 말해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연평도 주민들이 있는 곳에서 할 소리냐”는 빈축을 샀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햇볕정책이 평화를 보장하는 정책"이라고 착각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포함됐다. 바른사회는 또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 박시환 대법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단체 관계자는 “지난 한해 중요한 사건이 많았지만 연평도 사태로 불거진 한반도의 안보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돼 ‘다물어야 할 입’을 선정했다”며 “북한의 포탄보다 내부의 적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망언”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